계절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제주들녘에는 꿩사냥을 나서는 관광객이나 도민들이 많이 보이는 시기이다. 올해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각료회의가 열리는 관계로 한달 정도 늦어지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구좌읍과 표선면 성읍일대 중산간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꿩사냥을 즐기는 마니아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우리 제주에서도 옛부터 꿩사냥을 즐겼다. 사냥은 제주방언으로 ‘사농’이라고 한다.
꿩사냥은 보통 음력으로 9월과 10월 경부터 시작을 한다. 그 이유는 이 시기가 꿩들이 털갈이를 하는 시기로 꿩들이 멀리 날아가지 못하는 조건이 되므로 쉽게 꿩사냥을 즐길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꿩사냥을 나서려면 마을사람들로 사냥패를 구성하게 된다. 사냥패가 구성이 되면 먼저 사냥을 떠나는 곳의 지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패장이 되며, 그 다음으로 망을 정하고, 사냥개와 같이 꿩을 날리는 보군을 정하고 다음에는 개와 같이 꿩이 날아가서 잘 앉는 곳에서 대기를 하는 목을 정한 다음 사냥터로 이른 아침에 떠난다.
사냥터에 도착을 하면 패장이 사냥 신호로 꿩사냥이 시작이 되며, 각자의 임무에 따라 꿩을 날리기도 하고 꿩의 날아가는 방향을 알려 주기도 하며, 꿩이 억새숲이나 우거진 검불속으로 들어가 숨으면 사냥개를 이용해 꿩을 잡아낸다. 이때 잘 훈련이 된 사냥개는 숲속 우거진 곳에서 꿩을 잡으면 일단 그자리에서 꿩을 물어 죽이고 그대로 달려 나와서 주인에게 꿩의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하는 영특함도 보인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패가 한곳에 모여서 그날에 가장 많이 잡은 사람에게 잡아놓은 꿩에서 제일 많이 나누어 주고, 사냥에 나섰던 사람들에거 골고루 나누어 가져간다. 그날 재수가 없어서 꿩을 많이 잡지 못하게 되면 패장은 책임을 지고 일행들에게 사과를 하며, 사과를 하지 않으면 일행들에 벌을 받는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제주에서는 예로 부터 중산간 일대에는 많은 꿩들이 서식을 했다고 볼 수 있으며 40대의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과수원이나 중산간 일대에서 꿩알을 주워서 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글·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