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마음껏 꺼내는 역사... 학생들 "4·3 더 관심"

이제는 마음껏 꺼내는 역사... 학생들 "4·3 더 관심"
남광초 등 도내 각급학교서 '찾아가는 4·3교육'
가족과 마을이 겪은 이야기 통해 4.3교훈 전해
  • 입력 : 2022. 03.29(화) 16:34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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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남광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찾아가는 4.3교육'에서 양신하 4.3평화.인권명예교사가 4.3당시 가족과 마을이 겪은 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제주4·3 74주년을 맞은 올해도 도내 각급 학교에서는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4·3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수업은 4·3당시 마을이나 가족이 겪었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4·3의 교훈을 되새기고, 평화·인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꾸려지고 있다.

29일 남광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신하·부혜영·문덕숙·김정순 명예교사의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양신하 명예교사(백조일손유족회 고문)는 '진상을 알자, 상대편을 이해하자'는 주제로 4·3 당시 가족이 겪은 참상과 고향인 대정읍에서 벌어진 섯알오름 집단학살 사건 등 후손에게 남기기 위해 계속 추적하고 기록해온 역사를 학생들에게 전했다.

이제는 마음껏 꺼내는 이야기지만 "말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는 세월을 겪어야 했던 그는 아이들에게 4·3의 역사가 왜곡되지 않게 진실을 밝혀달라 부탁하고 싶은 마음으로 명예교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40여분의 수업시간 동안 명예교사에게 온전히 집중했던 아이들은 "4·3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타지역에서 전학오면서 처음 4·3이야기를 들었다는 한 학생은 "이야기를 듣고 화도 나고 슬펐다"면서 "앞으로 4·3에 대해 더 공부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명예교사가 찾아가는 4·3교육은 상·하반기로 나눠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명예교사들은 제주의 아픈 역사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이 지역 전체의 삶으로 연결됨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게 된다"며 "평화·인권이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으며, 서로 돕고 협력해나가는 화해와 상생의 교육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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