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 없어도 학교 살렸다… 30일 선흘초 본교 승격식

다세대주택 없어도 학교 살렸다… 30일 선흘초 본교 승격식
27년 만에 분교에서 본교로… 백서 발간·승격식 잇따라
'마을의 보물' 동백동산 활용 건강생태교육 등 학생 유입
  • 입력 : 2022. 09.28(수) 16:3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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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초는 동백동산 등을 활용해 '건강생태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선흘초

[한라일보] 마을에서 다세대주택을 짓지 않아도 본교 승격의 꿈을 이룬 학교가 있다. 마을이 품고 있는 자연자원을 활용해 학생 유입에 성공한 제주시 조천읍 선흘초등학교다.

지난 3월 1일자로 27년 만에 본교가 된 선흘초가 이달 30일 오전 10시 학교 운동장에서 '기적의 놀이터' 개장식을 겸해 본교 승격식을 갖는다. 그동안 본교에 필요한 시설 리모델링 공사를 벌여온 선흘초는 이날 비로소 학교와 지역주민 등 부단한 노력 끝에 '함덕초 선흘분교장'에서 '선흘초등학교'로 간판을 달게 된 결실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선흘초는 분교 시절이던 2012년엔 1~6학년 전체 학생이 16명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9월 기준 학생 수는 총 89명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이는 2015년 도내 학교로는 처음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된 효과가 컸다. 지금은 제주형 자율학교로 건강생태학교를 운영 중인 선흘초는 '식생의 보고'인 동백동산 입구에 위치했다. 걸어서 5분이면 접근이 가능한 동백동산은 '마을의 보물'이면서 선흘초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이다.

선흘초 1학년 학생들의 생태놀이 장면. 사진=선흘초

선흘초는 동백동산은 물론 습지센터, 곶자왈 작은 학교, 대안학교 볍씨학교와 연계하거나 낙선동 4·3유적지 등을 활용한 교육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 등 지역 인사가 참여하는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마을교육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 설문 결과 자녀를 전입시키기 위해 선흘1리에 이주했다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90% 이상은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이다"라며 "학력·진학 위주보다는 아이들의 현재의 삶에 초점을 두고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서 건강하고 자유롭게 자랐으면 하는 요즘 학부모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선흘초는 본교 승격식에 맞춰 지난 27년간 학교를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던 이야기를 담은 백서 '응답하라 1994×응답한다 2022'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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