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웃이 함께하는 '집터파크'는 간단한 놀잇감만으로도 신나는 물놀이터가 된다. 사진=김주혜·권혜진 씨 가족
[한라일보] 유독 뜨거운 여름이다. 아이와의 바깥 놀이가 힘든 계절이지만 어디든 물만 있으면 신나는 놀이터가 된다. 식구, 이웃이 함께하는 물놀이로 올 여름을 보내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가 신나게 놀다 보면 여름 더위도 짜증보단 즐거움으로 남는다.
|집에서도 물고기잡이
다섯 살 아이를 둔 권혜진(36) 씨는 올 여름 하나 뿐인 물놀이장을 열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사촌까지 다 모인 친척집 마당에서다. 이른바 '집터파크'(집과 워터파크의 합성어).
아이 셋이 들어가도 거뜬한 튜브에 물을 채우고 천막과 모기장까지 치니 꽤나 근사한 수영장이 됐다. 굳이 돈을 들여 놀러 가지 않아도 4~6살 아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았다.
물놀이 장난감을 더하니 놀이는 더 확장됐다. 혜진 씨가 미리 준비한 물총으로는 '누가 멀리 쏘나' 하는 게임이, 색색의 물고기 모형과 뜰채로는 '물고기잡이' 놀이가 펼쳐졌다.
혜진 씨는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의 물고기를 잡아보는 것처럼 간단한 놀잇감만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놀 수 있었다"면서 "하루에 오전, 오후 두 번 물놀이를 할 정도로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웃과 함께하는 '집터파크'
6살 아이를 키우는 김주혜(37) 씨가 사는 빌라에도 올 여름 어김없이 물놀이터가 생겼다. 여름이면 반짝 등장하는 수영장은 건물 1층 세대가 바깥 여유 공간을 활용해 만들어주는 곳이다. 주혜 씨처럼 여섯 살 아이를 기르는 집이다.
일단 수영장이 들어서면 아이들은 저절로 모여든다. 나머지 세대에선 간식을 만들어 찾기도 한다. 주혜 씨는 "(같은 건물에) 모두 8세대가 사는데, 이 중에 네 집이 아이를 키우고 가족 간의 관계도 좋아 더불어 놀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물놀이를 할 때는 한 건물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구경을 나왔다가 아이들을 보살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혜 씨네 가족의 여름 물놀이는 장소를 바꿔 가며 계속되고 있다. 엄마 아빠의 근무가 일찍 끝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물 풍선을 만들어 집 앞에서 놀고, 물총놀이를 하기도 한다. 올 여름에는 제주 마을에 있는 풀장을 찾아다니며 특별한 추억을 쌓고 있다.
주혜 씨는 "일주일에 한 곳씩 '도장 깨기'를 하듯 도내 해수, 담수풀장을 찾고 있다"면서 "다녀와서는 다른 집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서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자와 이불로 작은 공간을 만든 뒤 동화를 읽는 아이와 아빠. 사진=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무더위 피해 집에서… 이렇게 놀자"
여름철 아이와의 바깥 놀이가 부담된다면 이렇게 놀아 보자. 집안에서도 특별한 준비 없이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를 소개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가 함께 펴낸 '아빠 놀이터' 책자를 참고했다.
▷양말 공으로 슛!= 양말과 바구니를 준비한다. 양말을 돌돌 말아 여러 개의 양말 공을 만든다. 다양한 크기의 바구니 등을 바닥에 놓고 양말 공을 던진다. 앉았다 일어서는 것처럼 던지는 자세를 바꾸거나 바구니 거리를 조정하며 놀이를 하면 재미가 두 배! 어린 아이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다.
▷이불 안에 숨어 동화책 읽어요= 의자를 양 끝에 놓고 그 위에 이불을 덮는다. 우리 가족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 완성. 그 안에서 엄마 또는 아빠와 둘이서만 읽는 동화책도 아이에겐 재밌는 놀이다. 깜깜한 밤에는 불을 끄고 휴대전화 불빛을 밝혀보자. 집안에서도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을 듯하다.
◇가치 육아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부모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관련 정보를 담는 '공동육아'와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로 나서는 '이럴 땐'을 2주에 한 번씩 연재합니다.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육아 이야기나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