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라일보 신춘문예/소설-심사평] 삶과 죽음의 경계 섬세한 포착 돋보여

[2025 한라일보 신춘문예/소설-심사평] 삶과 죽음의 경계 섬세한 포착 돋보여
  • 입력 : 2025. 01.02(목)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왼쪽부터 고명철(평론가), 박금산(소설가), 노대원(평론가)

[한라일보] 이번 응모작들은 고독사와 과학기술, 외국인 노동자 등 현대 사회의 첨예한 문제들을 다양하게 조명했다. 제주와 4·3을 다룬 작품들은 관습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웠다. 4·3의 현장을 VR이나 시간여행으로 돌아본다는 발상은 켄 리우나 황모과 SF와 유사했다. 제주의 무속이나 굿 등을 소재로 한 소설들도 새로운 성찰과 상상력이 없다면 '제주 오리엔탈리즘'에 그칠 수 있다.

최종 심의에 오른 '블루홀'은 미래 사회의 재생산과 가족 문제를 다룬 SF로 중요한 문제의식을 보여주지만, 초반부에서 신기술의 지나친 나열이나 결말 처리가 아쉬웠다. '블루'는 조선소, 수중 용접공 등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지만, 여러 소재와 인물들이 산만하게 펼쳐져 있었다.

당선작 '소금의 집'은 고독사와 특수청소라는 소재를 택해 단편소설의 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 작품은 소금이 지닌 정화와 재생의 깊은 상징성을 탁월하게 서사에 녹여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구체적 현실의 차원에서 섬세하게 포착한다. 제주의 지역적 특수성을 자연스럽게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소설은 전통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진부한 감상성에 빠지지 않고, 현대인의 고립된 삶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제시한다. 작가가 계속 아름다운 문학의 집을 건축해 나가길 응원한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3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