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법상 한정된 구역에만 설치 가능

개별 여행객 길찾기 어려워 불만 호소

　“목적지를 찾기 위해 차를 세우고 물어물어…관광지 찾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제주관광을 다녀간 내·외국인 관광객들은 안내표지판이 부족해 관광시설 등을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제주도청 등 지자체와 관광협회 홈페이지에도 안내판이 부족하다는 불만의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여러 여행객들이 불편을 호소한다면 분명 개선책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5km범위서만 안내판 허용=제주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종합관광안내판 32개소, 도로변 관광 안내표지판 7백38개소, 관광지 설명판 8개소 등 총 7백78개소의 안내판이 시설되어 있다.

　하지만 안내판 설치는 까다롭다. 현행 도로법 제40조와 52조, 도로표지규칙 16조 규정에 따라 사설안내판은 관광시설로부터 반경 5km범위내에서 주요 진입로와 도로 교차점 주변에 극히 제한적인 수량을 설치토록 돼 있다. 입지적 여건 등을 감안해 설치 가능한 안내판은 최대 10개. 설치는 도로관리청으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설치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일부 도로변에 세워진 사설 관광지 안내판의 경우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설치했다가 철거되는 사례도 더러 있다.

　특히 최근의 여행패턴이 단체관광에서 가족단위 개별관광으로 변화하면서 자동차를 렌트해 입맛대로 찾아다니는 관광이 주를 이루면서 길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자가운전자들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들어 8월까지 제주도가 관광불편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접수된 53건중 쇼핑과 여행사에 이어 교통과 안내표지판 부족이 뒤를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초 제주를 찾았던 교사 신모씨(서울)는 인터넷을 통해 “제주 곳곳의 안내판은 그 곳의 이미지나 다름없는데 안내판이 부족해 제주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비치면서 그 장소와 조화를 이룬 안내판의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건교부선 설치 완화 불가=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5월 사설관광지 안내표지판에 대한 설치 및 관리규정을 완화하거나 주변 관광지들이 합동으로 일정 지역에 관광지 안내표지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청와대와 국회, 건설교통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건교부는 안내표지판 설치 완화 요구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설치반경을 5km로 제한하는 규정의 경우 운전자들이 도로표지판의 안내를 받아 목적지 부근에서 사설 안내표지를 참조한다는 점에서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안내판 집단화 등 필요=서귀포 중문관광단지 입구 안내판은 단지내 호텔과 상가 등 입주업체 10여곳의 간판을 한곳에 통합 설치해 눈에 띈다. 개별적으로 설치하는 것보다 시각적으로나 접근성 제고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반응이다.

　도민과 관광객들은 일정한 구역내 관광지나 호텔, 리조트 등을 묶어서 도로 교차로 등 주요지점에 표준화된 유도안내판을 설치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분별한 표지판의 난립도 문제겠지만 도시 외곽도로의 교차로 등에는 주변시설을 종합적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워 관광객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해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