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박물관순례](5)서귀포감귤박물관

[제주섬박물관순례](5)서귀포감귤박물관
콩알 감귤·손바닥 감귤 보셨나요
  • 입력 : 2006. 02.08(수) 00:00
  •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감귤향이 가득한 세계감귤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귀포감귤박물관 제공

지난해 개관한 ‘새내기’ 박물관

토종 감귤· 이색 과일이 한곳에…인근 감귤전시관과 차별이뤄야


 눈쌓인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샛노란 감귤밭.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듯한 제주섬의 풍경중 하나다. 지금은 어느 특정지역에서만 나는 과일을 꼽는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아직도 감귤하면 제주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돌담을 옆에 끼고 올망졸망 달린 감귤밭은 지금도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촬영지다.

 서귀포시 신효동 산 1번지 월라봉공원에 들어선 서귀포감귤박물관은 제주를 상징하는 과일을 테마로 한 공립박물관이다. 2005년 2월 25일 문을 열었으니 개관한 지 채 1년이 안된다. 개관 이후 일부 시설을 추가로 설치했고 지금도 박물관 변신을 위한 공사가 한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박물관은 크게 테마전시실, 기획전시실, 민속유물전시실, 세계감귤원, 아열대식물원, 체험학습장 등으로 꾸며졌다. 이중 기획전시실과 민속유물전시실이 있는 박물관 2층은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다. 제주의 전통 농가를 복원한 뒤 3월중 새롭게 문을 연다고 한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은 아무래도 세계감귤원이다. 한국과 일본감귤원이 따로 조성되어 있고 나머지 11개국 50여품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제주밖에서 자라나는 감귤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으로 갖가지 모양의 감귤 열매가 눈길을 잡아 끈다. 모양이 부처의 손처럼 생겼다해서 붙여진 인도 원산의 ‘불수감’을 비롯해 무게가 2kg에 이르는 베트남산 거대 감귤 ‘만백유’, 작고 길쭉한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 호주산 ‘오스트랄라시카’, 콩알만한 크기의 중국산 ‘두금감’ 등은 다종다양한 감귤의 세계를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외국에서 나는 ‘이색’ 감귤외에 오랫동안 섬사람들과 함께했던 제주산 토종 감귤도 볼 수 있다. 병귤, 사두감, 황금하귤, 당유자, 편귤, 소유자, 청귤, 홍귤, 동정귤 등 당도와 상품성 등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감귤나무가 이 박물관에는 있다. 향수보다 진한 감귤향을 맡아보고 감귤을 이용한 체험 코너도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현재 감귤박물관 마케팅을 위한 3개년 계획을 세워놓고 관람객 유치 등을 위한 전략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감귤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제주의 민속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감귤을 응용한 다양한 상품과 전시물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감귤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의 경우 글자가 빼곡한 강의식 안내판을 보여주는 게 전부였다. 개관이래 지금까지 감귤과 연관있는 기획전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된다. 특별기획전은 공립박물관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박물관 밖으로 나섰을 때 감귤과 관련된 전시물 등을 볼 수 없는 점도 아쉬웠다.

 더욱이 1km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남제주군 감귤판매전시관과 어떻게 차별화를 이룰 것인지가 과제다. 박물관보다 앞서 생겨났다는 이 전시관 역시 감귤전시실, 판매실, 생태원 등으로 구성됐다. 두 곳은 비슷한 전시물을 보여주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감귤의 고장’이라고 하지만 지척에 감귤을 테마로 한 시설이 앞서거니뒤서거니 만들어졌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박물관 홈페이지는 www.citrusmuseum .com . 연락처 767-301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02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