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박물관 순례](7)우양수석박물관

[제주섬 박물관 순례](7)우양수석박물관
마음의 눈으로 읽는 제주 돌
  • 입력 : 2006. 02.28(화) 00:00
  •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사진=우양수석박물관 제공

다려도가 보이는 북촌리에 30년 넘게 수집해온 1천점

서른개의 테마로 사연 담아


 “세상의 모든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보니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에 있는 우양수석박물관에는 방명록이 있다. 그나마 전시장 같은 곳에서 귀하게 남아있는 방명록이라 눈에 띄기도 했지만, 관람객들이 남긴 사연이 알콩달콩했다. 하나둘 쌓여가는 방명록만큼 이 박물관도 차츰 입소문이 나고 있다.

 박물관이 문을 연 것은 2003년. 수석을 테마로 한 박물관을 짓는 것은 이휴성 관장의 오랜 꿈이었다. 당장 박물관을 만들기 어려운 형편이라 다려도를 지척에 두고 지어진 펜션 맨 아래층에 둥지를 틀었다. ‘우양’이란 이름은 이 관장이 우도면 오봉리 삼양동 태생인 데서 따왔다.

 전시장 규모는 1백30평에 이른다. 이곳에는 교직에 몸담았던 이 관장이 30년 넘게 제주섬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수집한 1천점이 소장되어 있다. 소품에서 대작까지 다양하다. 개관 초기에는 전시장에 수집품들을 늘어놓은 게 전부였다. 그러다 이를 30개의 테마로 분류하게 됐고 2년쯤 뒤에는 ‘이야기가 있는 수석 전시관’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금강산, 분단 경계선이 없는 한반도, 제주도 등의 형상이 한데 어우러진 ‘통일의 꿈’을 비롯해 독도를 가운데 두고 이를 지키는 거북이와 하마가 등장하는 ‘독도는 우리땅’, 인생의 희로애락을 닮은 듯한 ‘요람에서 무덤까지’ 등 이 관장의 ‘입담’이 더해진 수석들은 무궁무진한 사연을 풀어낸다. 전시실 한켠에 설치된 12지상 역시 풍파가 만들어낸 제주돌의 오묘함을 만나게 되는 전시품이다. 또한 전시장 입구에 놓여진 용암석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인간 군상을 떠올리게 만든다.

 제주돌은 뭍의 그것처럼 매끈하거나 오색의 빛깔을 띠지 않는다. 그 반면에 변화무쌍한 맛이 있다고 한다. 섬의 거친 풍토를 견뎌낸 제주돌이어서 그럴까.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제주돌은 참으로 할 말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수석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이곳은 박물관 등록에 필요한 요건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 이 관장 역시 전시 방식, 수집품 관리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펜션과 분리해 별도로 박물관을 운영하고 싶은 바람이다. 관광지와 연계해 여러 경로로 이를 추진하고 있는 데 쉽지 않다. 제주 수석외에 몇개의 테마가 더해진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박물관 홈페이지는 따로 없다. 대신 www.pentapension.com을 방문하면 ‘우양수석전시관’ 코너가 마련됐다. 연락처 782-6522∼3.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40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