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박물관순례](8)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섬박물관순례](8)제주대학교박물관
1만5천점 유물이 가까운 곳에
  • 입력 : 2006. 03.08(수) 00:00
  •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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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개관 40주년 맞아…선사유적·민속 분야 상설전

특별전·사회 교육은 개선점


 늘 가까운 곳에 있어 미처 그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시 아라 1동 제주대학교박물관은 그런 사람을 닮은 공간일 지 모른다. 벚꽃이 분분히 날릴 때, 하얀 눈이 폴폴 날릴 때 제주대로 나들이 나섰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 그 여정에 이 대학 박물관을 찾았던 적이 있는지. 내년이면 개관한 지 40년이 되는 제주대박물관은 지금, 관람객들의 발길이 뜸한 채 불혹을 앞두고 있다.

 박물관은 제주대학교 총장실이 있는 건물 한켠에 위치했다. 1967년 제주대학민속박물관에서 출발해 1980년 아라캠퍼스로 옮겼다. 그러다 1986년 8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등 박물관이 하나둘 들어서기 전, 이 박물관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국내외의 고고·미술·역사·민속·인류학 분야의 자료를 수집 전시하는 공간으로 우뚝했다.

 이곳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1만5천점이 넘는다.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인 내왓당 무신도(사진)를 비롯해 일반유물이 5천여점이고, 매장문화재 발굴 유물이 약 1만점에 이른다.

 상설전시실에는 박물관이 실시한 매장문화재 발굴에서 출토된 유물이 놓여있다. 선사 분야에는 고산리유적 지표수습 유물, 신석기시대 토기류, 상모리유적, 곽지패총에서 수습된 유물 등을 볼 수 있다. 역사 분야에선 법화사지, 수정사지, 신창리해저유적, 목관아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도자기류가 전시됐다. 제주도에서 사용해온 생활용구, 생산용구 등 다양한 민속유물도 만나게 된다.

 이에비해 특별전시실은 몇해째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어구(漁具)전(2002년), 제주대학교 50년 사진전(2003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특별전을 열어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상설전시실을 새롭게 바꾸는 등 변신을 꾀했지만 오래전에 ‘실종’된 기획전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제주대박물관을 ‘아시아생활문화박물관’으로 확대 개편하는 구상이 내부에서 나왔다고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세계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제주도에서 ‘내셔널리즘’을 극복한 박물관 건립이 요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박물관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 시급한게 아닐까 싶다. 대학박물관을 재학생은 물론 도민들과 가깝게 하려는 움직임이 아쉽다. 예산도 늘려야 한다. 전국에 있는 대학박물관들이 이즈막에 ‘유물 보관 창고’의 이미지를 벗고 세시풍속 체험, 박물관 학교 운영 등 사회교육공간으로 변신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제주대박물관은 홈페이지도 만들어져 있지 않다. 스무개가 넘는 제주대 주요 사이트중에서 박물관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박물관 개방 시간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직원들의 근무에 맞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개방하고 있는 데, 주말에도 전시실 문을 열어두면 안될까. 연락처 754-2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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