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괴물
  • 입력 : 2006. 07.22(토) 00:00
  •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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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막내딸을 구하려는 가족의 외로운 사투


 “괴물이 궁금하다.” 요즘 영화계 최대 화제는 다음주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다.

 관객들의 관심은 이달 초부터 전국 1백여개 극장 및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진행한 예매에서도 최단 시간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언론 시사회에 이어 지난 18일 첫 일반 시사회를 관람한 관객 3천여명도 ‘역시나’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살인의 추억을 마친 봉 감독이 “다음 작품은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는 영화”라고 밝혔을 때부터 온갖 추측을 부르며 입소문을 타고 올 하반기 최고의 한국영화로 일찌감치 낙점해서일까.

 영화는 용산 미군부대의 영안실에서 시작된다. 이 곳에서 하수구로 흘려보낸 다량의 포름알데히드는 한강에 돌연변이 괴물이 탄생하는데 거름이 된다. 3년뒤 해괴하게 커진 괴물은 한강둔치에서 평화롭게 놀던 시민들을 습격한다.

 괴물의 습격은 한강 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할아버지(변희봉)와 아버지 강두(송강호), 딸 현서(고아성), 삼촌(박해일), 고모(배두나) 가족에게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다. 한강은 정체불명의 생명체인 괴물의 출현으로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고 할아버지와 강두는 괴물이 중학생인 현서를 채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 후 현서가 어딘가에 살아있으리란 믿음으로 현서를 구하기 위한 가족들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가족들은 조잡한 총과 활, 몽둥이 등으로 무장하고 괴물에게서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좌충우돌, 실수연발이다. 그러나 가족들의 싸움은 외롭기만 하다. 공권력은 괴물을 잡는게 아니라 괴물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강두 가족을 잡는데 더 혈안이 돼 있다.

 즉, 괴물은 서울시민들의 삶의 터전인 한강을 배경삼아 지배세력으로부터 소외받는 한국사회의 억울함을 못난이 가장의 가족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한국인들이 감당해온 재난에 대한 기억을, 이 사회의 중심구조를 이루고 있는 힘에 대해 직설적으로 풍자한다. 그러나 그 풍자의 중심은 비난과 공격이 아니라 피해받는 소시민에 대한 애정이자 안타까움이다.

 봉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미 8군 독극물 방류사건 기록을 뒤져보고 가져온 거고요. 또 뇌물을 요구하는 공무원 등은 서글픈 모습이지만 한국관객이 보기에 익숙한 것으로 공감을 얻기 위한 것이었어요”라고.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의 주목에다 최근 시사회의 호평을 등에 업고 올 여름 국내 극장가 평정을 준비중인 괴물의 파괴력이 얼마쯤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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