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춤추게하는NIE](2)언어영억 NIE활동

[생각을춤추게하는NIE](2)언어영억 NIE활동
"신문과 친구하며 쓰고 말하는 법 깨우쳐요"
  • 입력 : 2009. 03.10(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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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란(38·제주NIE학회 회원·사진 가운데)씨가 지난 2월말 제주시내 한 아파트문고에서 열린 'NIE교실'에서 신문기사와 광고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의 언어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기사·사진·광고·사진 등 글쓰기 재료 무궁무진
학부모들 "아이와 함께 신문 보는 것 가장 좋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한 장 골라보자."

지난 2월말 제주시내 한 아파트문고에서 열리고 있는 'NIE교실'현장을 찾았다. 이번 강좌는 '언어영역'에 초첨을 맞춰 이뤄졌다. 언어영역을 키우는데 NIE는 탁월한 힘을 발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말하기'에서는 신문에 나오는 고급 언어를 선택해 상황에 맞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한다. 또 신문에 나온 다양한 기사, 도표, 광고, 사진 등을 읽다보면 요점을 파악해 읽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기사를 읽어주고 다른 사람들의 발표내용을 듣다보면 따로 듣기훈련이 필요하지 않다. 특히 집중해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어릴 때 갖도록 도와주면 청소년기에도 따로 공부하지 않고 수업내용을 집중해 들을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째 NIE 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은 1·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김향란(38·제주NIE학회 회원)씨가 제시하는 자료를 신문에서 척척 찾아냈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척척 찾아낸 것은 아니다. 조현수(백록초등학교 2) 어린이는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자료를 찾아 오리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신문 안에서 주제에 맞는 자료를 찾아다니다보면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주제에 맞는 자료를 찾을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됐다.

김씨는 "아이들은 처음에 신문에서 자료를 찾는 것을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신문에 나온 사진이나 문구를 보면서 서로 깔깔거리고 웃느라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도와주는 작업을 하다보면 매일매일 쏟아지는 정보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첫 2개월은 신문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열기'가 되지 않으면 솔직해지기가 어렵고 솔직해지지 않으면 살아있는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그러기 위해 김씨는 신문 표제를 이용해 스피드 퀴즈를 하기도 하고, 사진 속 칭찬 주인공에게 상장이나 트로피를 만들어주면서 신문안에 재미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교과 관련 '언어영역'을 키워주기 위한 수업을 3개월동안 진행했다.

고미주(〃 3) 어린이는 "NIE를 하면서 신문에 나온 내용을 읽고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원진(〃 3) 어린이는 "처음엔 어려웠지만 점점 쉬워지고 더 재미있어져서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사진 2장을 가지고 이야기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얘기했다.

아이들은 신문에 실린 사진, 광고, 기사, 만화, 표제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글쓰기를 하면서 신문의 모든 자료가 글쓰기의 좋은 재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강수민(〃 2) 어린이는 "뭔가를 찾고, 오리고, 붙여서 꾸미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며 "그중에서도 만화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들 때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NIE를 한 후 그 전보다 글을 더 잘 쓰게 되었다며 좋아하기도 했다.

위성재(〃 3) 어린이는 "원래 글쓰기를 잘했는데 신문으로 하니 상상력까지 많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은하(〃 3) 어린이는 "처음엔 친구들이 신문을 막 뒤죽박죽하고 말을 안 들어서 선생님께서 힘들어 하실 것 같았지만 잘 가르쳐주셔서 좋았다"며 "광고를 이용해 아빠에게 편지 쓸 때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스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어린이가 만든 '미래의 명함'.

▲이날 아이들은 '나의 미래명함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자료를 활용한 명함을 제작했다. 어린이들은 처음으로 자신의 명함을 만들어보며 자신의 꿈꾸는 세상을 그렸다.

김씨는 마지막 1개월은 '인성'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했다. NIE가 단순히 글쓰기나 읽기에 머무르는 교육이 아니라 인성까지 키워주는 교육이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인물의 고민과 소원이 무엇일지 적어보면서 나 아닌 다른 인물의 마음을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기도 했고, 광고를 통해 '상처 받은 말들'과 '상처 준 말들'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말들'을 적어보면서 아이들의 마음 속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또 20년 후 '나의 미래 명함 만들기'를 시도했다. 아이들은 미래 자신을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런 모습이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생각해 명함에 담았다. 김씨는 이렇게 NIE 활동 결과물을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아이들은 직접 자기가 쓴 내용이 책으로 나온 것을 신기해했다.

수업에 참여했던 김형석 어린이의 엄마 고옥림(37)씨는 "NIE를 하면서 아이와 함께 신문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 가장 좋았다"며 "아이가 신문에 들어있는 다양한 삶들을 보며 느끼고 자신의 생각을 잘 꺼내 정돈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NIE로 언어영역 키우기

▷표제활용 흉내내는 말 찾아내기

▷자료 활용 '스피드 퀴즈'

▷단어가 답이 되도록 문제 만들기

▷기사 속 핵심단어 찾기

▷기사 읽고 육하원칙에 맞게 요약하기

▷기사·사진·그림 보고 사실과 의견 구분하기

▷주장이 들어간 기사를 보고 주장과 이유 찾기

▷사진을 보고 묘사하는 글쓰기

▷인물기사 읽고 편지글 써보기

"아이들이 꿈꾸듯이 NIE 미래도 밝아"

아이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서 혹은 미래의 직업에 대해서 당당하게 말을 한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미래의 명함 만들기를 했다. 명함 안에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것을 하기위해 어떤 자격들을 갖추도록 노력했는지, 20년 후에 나는 어느 나라, 어떤 곳에서 살면서 그 꿈을 펼쳐나가고 있을지 자세히 표현하게 했다. 신문안에서 자료를 하나씩 찾아가면서 그 아이들의 마음속에 펼쳐진 자신의 꿈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1월과 2월 두 달에 걸친 아이들의 작품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한 권씩 선물했다. 책을 받아들고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NIE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김향란·한라일보 NIE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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