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상)길은 보인다

[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상)길은 보인다
2부 향토시장 살리기의 명과 암
도민·공무원·상인 중심 시장살리기 공감 효과
  • 입력 : 2009. 07.01(수) 00:00
  • 김기현 기자 ghkim@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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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동안 지자체의 집중투자와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함께 하면서 도내 재래시장들이 눈부신 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보성시장 전경. /사진=강희만기자

상가 아케이드·주차장·편의시설 등 시설 현대화 진척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 지자체 시책 '백미'로 큰 성과



제주도내 향토시장 살리기 바람은 최근 몇 년새 도민과 공무원, 상인조직 등을 중심으로 공감대 형성을 급속하게 이뤄내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향토시장 살리기 바람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급격하게 쇄락하던 상황에서 날이 갈수록 부분적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마져 받고 있다.

제주지역 향토시장 살리기 핵심은 정부예산을 활용한 시설 현대화에 중점을 두고 이뤄져 왔다. 재래시장 특성상 오랜기간 사용해 온 시설 노후화와 도심지 개발에 따른 시장 이용의 불편성 등의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시설의 현대화는 불가피한 우선 해결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다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시장 살리기 시책의 '백미(白眉)'로 꼽혀도 손색이 없는 제주사랑상품권 발행, 문화관광형시장을 지향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상품 개발과 선진시장 벤치마킹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시장 육성 차원에서 시설 현대화 사업을 위해 투입된 예산을 보자.

제주시 구 도심권지역 향토시장들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투입된 예산만도 국비와 지방비, 자부담을 포함해 총 368억4000여만원에 달한다. 사업내용은 주차장 정비 및 주차빌딩 조성, 비가림시설 사업, 부지매입, 아케이드시설, 진열대 및 전기조명, 환경개선 및 하수관 정비, 차양시설 등이다.

향토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은 이 처럼 정부예산의 전폭적 지원에 의해 이뤄짐으로써 사회 일각에선 재래시장 살리기에 지나친 지원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았고, 상인 입장에서는 주로 시장기반시설 확충 등에 집중되면서 피부에 와 닿는 지원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온 게 현실이었다.

그러나 향토시장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기능을 감안할 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예산의 사업지원은 불가피하다. 해당지역 농수축임산물의 유통에서부터 인력고용, 관광자원화에 이르기까지 향토시장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무한적이기 때문이다.

▲제주시 칠성로 아케이드 상가 모습. /사진=강희만기자

제주사랑상품권(옛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을 통한 향토시장 살리기 시책은 '지역민에 의한 전통 장터 살리기'의 모범적인 전형으로 꼽힐 만큼 성과가 무척 좋다. 상인들 대다수가 '상품권'도움을 톡톡이 받는다고 할 정도로 반기는가 하면 도민들도 상품권을 통한 재래시장 이용에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제주사랑상품권이 지난 2006년 발행된 이후 작년말까지 누적 판매액 100억원을 달성했는가 하면 올해들어서는 지난 5월말 기준으로 벌써 5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주사랑상품권은 이밖에 정부의 희망근로프로젝트사업 추진에 따라 희망근로자 임금으로 일정부분 지급되는데다 기업·단체와의 MOU체결을 통해서도 판매 확대가 예상되고 있고, 상품권 사용 가능한 상가도 재래시장 위주에서 골목상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향토시장 살리기는 이외에도 현재 미진한 단계이지만 시장 주변 문화관광지와 지역축제, 재래시장 문화·축제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추진, 각 시장별 상인회 조직 활성화를 통해서도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래서 자치단체 한 관계자의 언급은 현 시점서 더욱 와 닿는다. "이제 전통시장과 상점가는 시설현대화를 통해 외적인, 하드웨어적인 요소는 많은 발전을 거두었다. 앞으로는 재래시장만의 특성화, 개성있는 '얼굴'을 통해서만 대형마트와의 경쟁을 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재래시장상품권 태동은 …]
은행·시장간 협조쿠폰 아이디어서 비롯
최초 발행할 때 위조방지위해 갖가지 노력


▲ 사진은 초기에 발행된 재래시장사랑상품권 앞면(위)과 뒷면(아래).

제주재래시장사랑상품권(현 제주사랑상품권)은 시장상인회장과 은행 담당자와 '윈-윈 영업'을 모색하던 과정에서 우연히 탄생했다.

지난 2006년 7월초쯤 제주은행 당시 김대식 영업부장(현 기업고객부/여신심사팀 부장)은 동문재래시장 상인회 사무실을 찾아 김원일 현 회장을 만나 상호간 협조관계를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부장은 이 자리에서 "시장인근에 위치한 제주은행 본점직원들이 많이 상주하고 있고, 이들이 퇴근길에 재래시장 이용을 많이 하도록 하면 시장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고, "돌아오는 추석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는 구두약속을 했다.

이후 김부장은 은행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재래시장에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중 재래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 같은 것을 발행하면 가능하다고 판단, 회사에 제안하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제주은행은 시장 상인회측과 긴밀한 협조속에 법률적인 문제와 타행 사례 등을 검토한 후 쿠폰이 아닌 상품권 제도 도입을 확정했고 재래시장상인연합회와 제주도 공동으로 첫 상품권 10억원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한국조폐공사가 아닌 개인 인쇄소에 맡겨 발행하는 만큼 위폐우려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등장했다. 이를 감안해 최초 발행시에는 위폐방지 차원에서 상품권에 요철과 형광부문을 넣었으며, 뒷면에 직인 및 다른 책임자의 사인등을 날인해 발행하기도 했다. 상품권을 발행한 인쇄소에서는 원판을 회수하는 작업도 잊지 않았다.이후 제주자치도가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업무협의를 통해 주도적으로 상품권 발행에 참가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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