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쇠소깍'은 효돈천을 따라 현무암 밑으로 흐르던 용천수가 올라와 바닷물과 만나 계곡을 형성해 여름철이면 해수욕객들로 붐빈다. 사진은 쇠소깍 항공사진. /사진=한라일보 DB
자연의 절묘한 조화로 빚어진 비경 간직
테우·투명카약 등 체험 관광상품도 인기
제주의 숨겨진 비경으로 소개되곤 하는 쇠소깍. 제주올레 6코스 시작점으로 많은 올레꾼들이 다녀가고 여름엔 검은 모래밭을 찾는 해수욕객들로 늘상 붐비지만 여전히 숨겨진 비경으로 불린다.
서귀포시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효돈천 하구인 쇠소깍은 하효의 옛 지명인 '쇠둔'과 효돈천 하구에 '연못(소·沼)'이 있다 해서 쇠소라 불리게 됐으며, 여기에 끝을 뜻하는 제주어 '깍'이 붙여져 쇠소깍이 됐다고도 하고, 소(牛)의 제주어 '쉐'를 써서 '쉐소깍'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쇠소깍은 효돈천을 따라 현무암 밑으로 흐르던 용천수가 솟구쳐 올라 바닷물과 만나 계곡을 형성하는 곳이다. 민물도 바닷물도 아닌 깊고 푸른 물빛과 용암으로 이뤄진 기암괴석, 울창한 소나무와 상록수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신비한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숨겨진 비경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쇠소깍 검은모래 해변축제 기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테우 유람 체험을 즐긴다.
경치만 좋은 게 아니다. 효돈천은 지난 2003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지정될 정도로 생태·학술적 가치도 높다. 또한 쇠소깍은 주변에 명소들을 거느려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발한다. 바닷가에는 과거 돛단배 항구인 소금막과 검은 모래밭이 있으며, 나지막한 섬 지귀도를 바라보는 풍경도 독특하다.
경관적 가치만큼이나 많은 전설도 간직해 그 자체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곳이 쇠소깍이다. 용이 살고 있다고 해서 용소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돌을 던지거나 떠들면 용왕이 화를 내 폭풍우를 일으켜 그해 농사가 흉작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뭄 때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올리면 큰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 중에서도 하효마을 어느 부잣집 무남독녀와 그집 머슴의 동갑내기 아들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관한 전설은 쇠소깍의 신비함을 더욱 높여준다. 그래서 마을주민들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당을 마련해 마을의 무사안녕을 위한 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쇠소깍 앞은 서핑을 즐기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몇년새 쇠소깍이 또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2006년부터 단계적으로 산책로와 전망대, 야간조명 등의 시설이 들어서 접근이 쉬워졌다.
물위를 가르는 '테우'는 이곳의 명물로 자리잡았으며, 지난해부터는 '투명카약'이 새로운 체험관광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투명카약과 테우는 유유자적하며 쇠소깍의 구석구석 풍광을 감상하고, 배 아래로 민물고기와 바닷고기를 함께 감상할 수도 있어 인기다.
[ 찾아가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