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김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어 2023년 조미김·건조김 등 김 수출액이 전년 대비 22.2% 증가해 1조원을 넘겼고 '검은반도체'라는 별명을 얻는 등 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핑크빛으로 그려지는 국내 김 시장도 앞으로 걱정거리는 있다. 현재 국내에서 김을 생산할 수 있는 면적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근해 양식의 방식으로는 안전한 환경 조성 및 관리가 쉽지 않아 각국에서 원하는 품질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김 양식 단위면적당 생산량 감소, 품질 저하, 수급 불안정 등 생산의 불확실성이 증가해 수급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오염으로부터 안전한 김 양식 기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제주 동부지역의 염지하수는 화산암반층에 의해 오랜 기간 동안 여과돼 오염원이 차단된 청정자원으로, 연중 변함없는 온도(16~18℃)를 유지하고 있어 육상 김양식에 안정적이고 안전한 생산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정책기획단)는 2024년부터 2년간 '지역주도형 과학기술 R&D 지원사업'을 통해 ㈜FIC와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이 '제주도 광어 사육수를 활용한 김 육상양식 통합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성과가 있어 앞으로 대규모 김 육상양식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가 김 육상양식에 왜 적지인가! 첫 번째는 생산비용의 감소다. 육상양식을 위해서는 설비 가동을 위한 전기세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으로 인한 출력제한 문제가 최대 현안이므로 잉여전력을 활용하면 출력제한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김 근해양식은 1년 중 수온이 낮은 겨울철 수개월 정도 생산이 가능한 반면, 염지하수를 이용한 김 육상양식은 1년 상시 양식이 가능해 생산량 증대 및 저장비용 절감에 따른 경제성은 충분히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환경비용의 감소이다. 근해 김양식에 비해 김 육상양식은 플라스틱 부표 등이 필요 없어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수확시 어선을 사용할 일이 없어 탄소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 이렇듯 제주는 김 육상양식을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에서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수산 기후변화대응 TF'를 꾸렸고, "소비자들이 김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수급 안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한 것을 기회로 삼아 제주에서 김 육상양식을 추진할 수 있도록 R&D부터 비R&D까지 전주기 사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First Mover'가 돼야 하는 시대인 만큼 최고의 조건을 가진 제주도가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 전략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류성필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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