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100년 위기를 기회로](2)감귤산업 가치 재발견(상)

[감귤100년 위기를 기회로](2)감귤산업 가치 재발견(상)
봄엔 향기로운 꽃내음… 가을엔 노란 감귤원 '재발견'
  • 입력 : 2010. 02.03(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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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배경으로 가을하늘 아래 노랗게 익은 감귤원. /사진=한라일보 DB

시장에 농산물 내다파는 전통적 가치만으론 한계
연구팀, 경관 600억·환경보전 가치 1800억 계량화
제주감귤원도 유럽처럼 공익기능직불제 도입 필요

'천년의 뿌리 백년의 열매 제주감귤, 새로운 100년 준비'.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12월말 '감귤발전 100년 사업단'을 발족시킨 이후 올해 감귤농정 5대 주요 중점 추진과제중 하나로 감귤발전 100년 사업 발굴과 완벽한 시행준비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단계별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올 상반기안에 외국의 사례 등 감귤발전 100년 기념추진 자료수집과 TF팀을 통한 세부 사업추진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세부 사업별 실행 준비와 함께 국내·외 홍보에 나선다.

이와관련 제주감귤데이 선포식과 함께 지역별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감귤생육에 따른 시기별 축제, 농가와 연계한 관광상품화, 국제학술대회, 신품종 감귤 발표회 등 다양한 기획이 검토되고 있다. 도외에서는 제주도민회를 중심으로 주요 도시별 감귤 소비확대 홍보행사를 추진하고 도외에서도 현재 제주교민회가 주축이 돼 수출국을 중심으로 감귤홍보 마케팅을 실시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이에앞서 제주감귤클러스터혁신위원회와 제주대학교는 지난해 제주자치도의 의뢰로 감귤100년 기념사업을 위한 기본구상을 마련했다. 이 구상은 감귤발전 100년 기념사업의 큰 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주자치도가 전문가, 독농가들과 함께 만들 기념사업 구상은 이를 토대로 검토하고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감귤산업의 가치 재발견
이 보고서는 새로운 100년을 위한 감귤산업의 가치 재발견에 주목하고 감귤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가 제시하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우선 지금까지의 제주감귤산업에 대해 냉혹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역경제에서의 감귤산업의 위치와 중요성을 순전히 농산물의 감귤, 즉 유형의 감귤을 시장에 내다 팔아 소득을 얻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측면만을 강조해 온 데 대한 반성과 비판이다. 이러한 감귤산업의 전통적인 가치만으로서는 더 이상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향후 감귤산업이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치에 덧붙여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창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한다.

새로운 가치의 재발견과 가치창조는 생산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비감귤 생산자인 도시민, 더 나아가 우리 국민을 편하고 이롭게 하는 측면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가치에는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경관적 가치, 환경보전적 가치 외에 문화적 가치, 정신적 가치를 창조해 나갈 필요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가치에는 시장에서는 보상해주지는 않지만 무형의 유익한 가치로 감귤의 공익적 기능, 다원적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활짝 핀 감귤꽃.

# 공익적 기능 평가 할때
감귤클러스터혁신위원회는 감귤산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사례와 함께 그 가치를 계측한 결과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우선 감귤을 시장에 팔아서 얻게 되는 소득을 통해서 나타나는 유형의 가치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서의 경관의 가치도 중시한다. 봄철에는 하얀 향기로운 감귤꽃으로, 가을에는 노랗게 익은 감귤로 관광객들의 시선과 코를 즐겁게 해주는 역할이다. 또 공기정화와 같은 환경보전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시장에서 거래되지는 않지만 우리들에게 유익한 기능을 제공하는 공익적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실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감귤의 관광자원으로서의 경관적 가치를 계측해 본 결과, 관광객 1인당 지불의사금액의 평균이 1인당 1만2926원으로, 총 금액은 평균 596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감귤원이 환경을 저해하는 공익적 기능으로서 대기정화 기능, 수자원함양 기능, 홍수조절 기능, 토양유실 저감 기능, 기후순화 기능, 유기성 폐자원 소화 기능 등으로 연간 경제적인 가치가 181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제주도 감귤원의 경관적 가치와 환경보전적 가치를 종합하면, 연간 약 2400억원의 무형의 가치를 만들고 있고, 이를 ha당 기준으로 평가하면 약 1000만원 정도가 된다. 이 가치는 감귤농가 및 감귤원에 의해 만들어져 관광객 등 불특정다수에 의해 혜택을 보지만, 시장에서는 보상해 주지 않는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직접지불제라는 형식을 빌어 이에 대한 댓가를 세금으로 지불하는 추세이다. 연구팀은 "하루 빨리 감귤원에 경관 및 환경보전 직불제가 도입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료 출처=감귤도입 100년 기념사업 수립연구>

[ 감귤축제 변해야 한다 ] "파치감귤 난장은 어때요"

재미없는 감귤축제 대변신 필요… 스페인 토마토싸움 등 벤치마킹


제주감귤클러스터혁신위원회와 제주대학교는 감귤도입 100주년 기념사업과 관련해 제주감귤축제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비상품 감귤을 활용한 이른바 '파치 감귤난장'이다. 이 아이디어는 스페인 등 유럽의 토마토 축제에서 벌어지는 난장형태의 토마토 싸움에서 착안한 것이다. 축제가 본래의 취지인 일탈을 맛볼 수 있는 장터가 돼야한다는 것에서 떠올린 것이다.

▲스페인 토마토축제의 토마토 싸움 장면.

난장은 질서없이 들끓어 뒤죽박죽이 된 곳을 말한다. 일상생활과 사회의 규범에서 벗어는 일탈행위의 장이 바로 난장이며 이를 축제화하자는 발상이다. 잠시 동안의 일탈을 통해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는 승화의 장으로서 한바탕 감귤난장판을 벌여보자는 것이다.

비상품 감귤을 활용한 난장은 감귤을 이용한 놀이가 금기시 돼온 감귤축제에 대한 과감한 변신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정적인 감귤축제에 대한 혁신뿐만 아니라 비상품 감귤을 격리시키는 취지도 담겨 있다. '파치감귤'을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을 생산자가 공유함으로써 대외적으로는 저품질 감귤은 생산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까지 심어주는 이중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감귤 100년을 기념하는 축제부터 메인 축제기간중 제주시내 탑동광장 등 다중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골라 '파치 감귤난장'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안전을 고려해 감귤 껍질을 벗겨 사용하거나, 보호구를 마련해 진행하는 방안이다. 사전에 참가팀을 섭외하고 독특한 시상기준을 마련해 우수팀을 선정하는 등 흥미위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해 진행하는 방안이다. 부대행사로 파치감귤주스 짜기, 파치감귤 높이 쌓기, 박 터트리기 등을 경연프로그램으로 다양화하는 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는게 연구팀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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