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전 지사가 19일 민주당 탈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며 감정에 북받쳐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우 전 지사가 부인 박승련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우근민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19일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우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의와 정치 도의를 저버린 것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빚는지 보여줄 것"이라며 "무소속으로 도전해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 예비후보는 복당 보름여 만에 성희롱 논란 확산과 중앙당의 공천자격 부적격 결정으로 탈당과 무소속 출마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이에따라 제주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무소속 간 다자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우 예비후보는 회견에서 "민주당 중앙당 지도부는 당선이 유력하다고 판단해 사정하다시피 저에게 복당을 요청했다"며 "복당을 결정한 것은 저를 민선 도지사에 2번씩이나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 주었고, '4·3특별법 제정', '제주국제자유도시', '평화의 섬 추진', '제주특별자치도 설계' 등의 굵직한 일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도움에 신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우 예비후보는 이어 "그러나 중앙당 지도부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휘몰아치자 '언제 복당을 요청했냐'하는 식으로 얼굴 색깔을 바꾸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중앙당 지도부는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고, 경기에 참여할 자격도 주지 않았다"며 "순간적으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몰상식한 모습을 드러내며 정치적으로 저를 죽이려고 했다. 신의를 저버린 것이다"고 성토했다.
우 예비후보는 "이런 지도부를 믿고는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중앙당 지도부가 다급한 생각에 마음을 바꾸어 저에게 공천장을 준다고 해도 찢어버리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당원과 대의원들을 향해 "탈당은 저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당에 남아서 민주당을 개혁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 예비후보는 기자회견 도중에 간간히 울면서 서러움을 표시했다. 회견장에는 지지자들이 몰려와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우근민을 연호하기도 했다.
부인 박승련씨는 "우근민은 도지사를 하기 위해 세상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아비이기도 하고,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하고, 두 며느리의 시아버지다. 6개월된 손녀의 할아버지이다"라고 말한 뒤 "?이렇게 무참히 짖밟혀야 되나. 가정을 지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우 전지사가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주당 도당사를 떠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한편, 우 예비후보측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며, 내일부터 현장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우 예비후보측 관계자는 "우 예비후보가 탈당을 만류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동반 탈당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반탈당이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당내 잔류를 통해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복당·탈당 파문'으로 민주당의 내홍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