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범죄 소재 영화 '코믹' vs '섬뜩' 맞대결

[주말영화세상]범죄 소재 영화 '코믹' vs '섬뜩' 맞대결
  • 입력 : 2010. 03.20(토)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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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강도단으로 변신한 세 할머니가 펼치는 코믹극 '육혈포 강도단'

이번 주말과 휴일에는 봄을 맞아 모처럼 한국 영화들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범죄를 소재로 다룬 두 편의 한국영화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세 할머니의 은행강도단 변신을 코믹하게 담은 '육혈포 강도단'과 '묻지마 살인'의 잔혹함을 그린 '무법자'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범죄에 다가선다. 여기에 윤제문 등 충무로 대표 조연들의 연기가 버무려진 '이웃집 남자'와 한국사회의 이념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송두율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경계도시 2'도 개봉됐다.

육혈포 강도단 - 은행털이 변신한 할머니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신선한 웃음을 주는 영화 '육혈포 강도단'은 평생지기 친구 사이인 세 할머니가 수년 동안 어렵게 모은 하와이 여행 자금을 은행 강도에게 억울하게 도둑맞고, 돈을 되찾기 위해 직접 은행 강도단이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다뤘다. '국민 할머니' 나문희와 '코믹 대모' 김수미, '연기파 엄마' 김혜옥 등 대한민국 대표 중견 여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김수미는 특유의 입담으로 종종 폭소를 선사하고, 김혜옥의 철부지 공주 할머니 연기도 귀엽다. 얻어맞아 쓰러진 누군가가 정신을 차릴 때 귓가에 바람이 부는 슬로모션 장면도 흔치 않은 웃음 포인트다.

하지만, 할머니들이 은행털이에 나선 이유가 시한부 인생과 젊은 시절의 깊은 상처 때문이기에 종종 무게를 잡고 관객을 진지하게 만든다. 웃기다가 울리는 것이 한국 코미디의 공식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점이 뒤섞여 헷갈리는 게 문제다. 이 영화는 가벼운 코미디에 푸근하고 눈물겨운 감동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여기에 임창정도 할머니들을 전문 강도로 교육(?)시키는 전직 은행 강도로 출연해 웃음을 더한다. 15세 관람가.

무법자 - 잔혹한 '묻지마 살인' 실화 소재

감우성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영화 '무법자'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묻지마 살인'을 소재로 한다. 감우성은 강력계 형사이자 범죄 피해자의 가족으로 출연해 법이 지켜주지 못한 이들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다. 이 외에도 '청순녀' 장신영은 털털한 형사로 이미지 변신을 선보이고, 이승민은 극중 감우성의 아내이자 두 차례의 범죄 피해자가 되는 비운의 여인으로 분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을 비롯, 막가파 사건 등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이 영화에 대해 감우성은 "당시 사건과 관계된 법조인들에게 우선 보여줘야 할 영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18세 관람가.

셔터 아일랜드 - 외딴 섬 정신병원의 비밀

영화 '셔터 아일랜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네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정신병 환자를 수용하는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 이곳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사를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셔터 아일랜드로 향한다. 한 여인이 이상한 쪽지만을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테디는 수사를 위해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등을 심문하지만 모두 입이라도 맞춘 듯 꾸며낸 듯한 말들만 하고, 수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는다. 설상가상 폭풍이 불어 닥쳐 테디와 척은 섬에 고립되게 되고, 그들에게 점점 괴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데니스 루 헤인의 소설 '살인자들의 섬'이 원작이다. 음악도 뛰어날 뿐 아니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출연진의 연기도 볼거리다. 비밀의 정체에 다가서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펼쳐지는 상황의 반전은 보는 이에게 인간에 대한 무력감과 동시에 진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15세 관람가.

또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영화 '데이브레이커스'도 개봉됐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했지만 영화 '트와일라잇' '렛미인' 등과는 달리 액션스릴러영화로 포장됐다.

서기 2019년 지구는 뱀파이어가 접수한다. 인류의 대부분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뱀파이어로 변한 세상에서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인간들은 지하세계로 숨어들고, 인간의 수가 점차 줄어들자 뱀파이어들 내부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인간의 피를 제때 섭취하지 못한 뱀파이어는 박쥐와 비슷한 괴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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