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앞다퉈 피는 계절 오면 4월을 기억하렴

봄꽃 앞다퉈 피는 계절 오면 4월을 기억하렴
[미리보는 4·3 기념행사]
  • 입력 : 2010. 03.27(토)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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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62주년을 맞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다양힌 추모 행사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위령제. /사진=한라일보 DB

62주년 4·3 맞아 내일부터 다양한 기념 행사
4월 한달 추모제· 공연과 전시·유적지 순례


제주섬에 봄꽃이 앞다투어 피어날 때쯤이면 '4월'이 온다. 노란 유채꽃 사이로, 눈처럼 휘날리는 벚꽃 물결 사이로 그 날의 사연이 밀려든다. 4·3을 말함이다. 올해는 4·3 62주년이 되는 해다.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기념 행사로 4·3의 의미를 새긴다. 미리 만나본다.

▶국내외 4·3 희생자 위령제

=4월 3일 오전 10시 20분부터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62주년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가 봉행된다. 범도민 차원의 위령제는 희생자의 넋을 달래고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통해 평화와 인권을 지향하는 '세계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사다.

4·3유족, 각급 기관·단체장 등이 참여한 위령제 봉행위원회는 "그간 치러온 4·3위령제의 성과를 이으며 새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62주년 4·3의 참 의미를 담아낼 것"이라고 했다. 식전 문화행사에 이어 고유문 낭독, 추모사, 추모시 낭송, 헌화와 분향 등이 마련된다.

봉행위원회가 주관하는 희생자 위령제만이 아니라 4·3유족회, 종교계 등에서 4월의 넋을 달래는 추모 행사를 이어간다. 4·3유족회가 4·3위령제 전야 제례를 치르는 것을 비롯해 도련1동 4·3유족회, 4·3하원마을유족회, 4·3유족회 구좌지회, 동회천 4·3유족회, 4·3도민연대 등이 위령제를 실시한다. 원불교제주교구는 4·3희생자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하고 기독교장로회제주노회는 제주4·3평화예배를 올린다. 관음사에서도 4·3원혼천도대재가 이어진다.

일본에서도 4·3 추모 열기를 잇는다. 4월말 재일본4·3유족회가 4·3희생자 위령제를, 도쿄의 4·3을 생각하는모임이 62주년 추모 집회를 벌인다.

▶62주년 기념 4·3전야제

=4·3평화재단이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행사다. 4월 2일 저녁 문예회관 광장에서 그리움, 만남, 봄날을 테마로 생명과 평화의 마당을 꾸민다.

출연진은 풍물굿패 신나락,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오름민속무용단, 일본 오키나와 출신의 나라이 치도리씨, 풍물굿패 씨알누리, 청주실내악단 신모듬, 재일동포 가수 이정미 등이다. 100인 시민합창단도 무대에 오른다. 이들의 공연과 더불어 청신·영신 퍼포먼스, 시낭송, 동북아 평화연대 메시지 낭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제주4·3연구소와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가 참여하는 사진전 '저 한라산이 저 바당이 느네 어멍아방이여'도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다.

▲4·3문화예술축전의 하나로 지난해 문예회관에서 펼쳐진 4·3청소년 평화축제.

▶전시장서 펼쳐지는 4·3

=그림과 사진으로 4·3을 형상화한 전시가 잇따른다. 유물과 사료를 통해 4·3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도 기획됐다.

제주민예총 4·3문화예술축전의 하나로 탐라미술인협회가 4·3평화공원 실내외에서 4·3미술제를 치른다. '4·3 그리고 내력담'을 주제로 4·3증언을 미술에 담아낸다. 탐라사진가협회는 '까마귀'를 주제로 비극적인 과거를 돌아보고 평화를 꿈꾸는 사진전을 펼친다.

4·3평화기념관에서는 제주4·3유물 사료 특별전이 예정되어 있다. 현의합장묘 철모, 4·3 당시의 민구류, 유해발굴 과정에서 나온 총탄 등 80여점을 선보인다. 도의회 4·3 피해자 신고서, 4·3특위 활동 사진 등 관련 사료도 나온다. 사회복지법인 청수도 4·3평화기념관에서 62주년 4·3 기념전을 연다고 했다.

▶청소년을 위한 평화 체험

=제주4·3평화재단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4·3 체험실을 가동한다. 4월부터 8월까지 둘째·넷째주 토요일에 운영되는 어린이 체험실은 토론식 강의와 현장 답사로 이루어진다. 제주4·3사건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이재수의 난과 민중들의 외침, 제주 항일운동의 진원지, 제주의 유배문화, 4·3유적지 현장 체험 등이 교육 내용이다.

4·3문화예술축전의 하나로 4·3청소년 평화마당도 진행된다. '친구를 위한 진혼곡'이란 이름 아래 문화교육 들살이 작은 오케스트라, 애월초등교 더럭분교, 중앙여고 국악관현악단, 어린이 민요단 소리나라 등이 참가해 공연을 펼친다. 소설가 현기영, 만화가 박재동씨와의 만남도 있다.

▶4·3의 현장으로 떠나다

=제주섬 어느 곳 4·3의 흔적이 없는 곳이 있을까. 4월 한달동안 여러 단체에서 4·3기행을 준비했다.

제주4·3연구소는 모슬포 지역에서 '4·3과 길'을 주제로 기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술국치 100년, 한국전쟁 60년, 예비검속 60년을 맞아 역사 공간을 걸으며 4·3의 의미를 되짚는 자리다.

4·3도민연대는 '슬픈 역사를 밝은 미래의 밑거름으로 만드는 4·3역사 순례'를 실시한다. 4·3해원방사탑을 출발해 알바메기 오름, 불카분 낭(불타버린 나무), 낙선동 4·3성, '잃어버린 마을'인 와산 종남마을 등 조천읍 선흘리 일대 4·3유적을 돌아본다. 제주작가회의는 자리옷, 고지우영, 빌레못굴 주변 등을 걸으며 생명·평화·인권을 주제로 문학 한마당 행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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