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춤추게하는NIE](9)신엄중학교 NIE교실

[생각을춤추게하는NIE](9)신엄중학교 NIE교실
"공부는 '꿈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필요하단 걸 알았죠"
  • 입력 : 2010. 05.04(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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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엄중학교 1·2학년 독서논술 희망 학생들이 강은미 한라일보NIE자문위원의 지도로 진지하게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첫째·셋째주 토요일 학교 도서관서 NIE교실
"고민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수업시간"

중학생이 오히려 고등학생보다 '공부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올만큼 중학생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하지만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학생들의 대답은 명확하지 않다.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때론 스트레스가 우리 생활에서 독으로도 작용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이들이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공부는 왜 해야하는지 NIE를 통해 해답찾기에 나서고 자신의 꿈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다.

기자가 최근 찾아간 NIE현장은 신엄중학교(교장 고희권). 신엄중학교는 학년별 2개학급에 불과한 규모가 작은 학교이지만 4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제주형 자율학교 'i-좋은 학교'로 선정돼 '글로벌 인재양성과 미래를 지향하는 신명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탄력적인 교육과정 편성·운영, 외국어와 국제문화교육, 독서·논설교육 극대화, 체험위주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독서·논술교육 극대화를 위해 올해 3월부터 첫째·셋째 토요일에 NIE논술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에는 강은미(한라일보NIE자문위원)씨가 외부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신엄중학교 꿩지빌레 도서관에서는 1·2학년 13명이 모인 가운데 NIE 수업이 이뤄졌다. 강씨는 미리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 장승수를 소개하는 신문기사를 준비해 아이들에게 읽도록 했다. 또 성적이 '바닥권'이었던 한 여학생이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1등급'으로 변화되는 이야기가 담긴 동영상 자료도 제시했다.

강씨는 우선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한 대화에 들어갔다. "얘들아, 너희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어떤 것들이 있니? 하나씩 말해보자."

아이들은 제각기 자신의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가 스트레스예요. 왜냐하면 엄마의 학원가라는 잔소리가 스트레스를 받게 하니까요" "돈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맛있는 것을 못사먹고 만화책을 빌려볼 수 없으니까요." "공부가 스트레스예요. 성적이 자주 떨어지고 공부를 해도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까요."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떤 증상이 생기니?"

"머리도 아프고요. 우울증도 생기고, 폭력적으로 변하고 가출하고 싶을때도 있어요."

"그럼 어떻게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니?"

"휴식이 필요해요. 게임을 하기도 하고 엄마가 없는 할머니댁에 가서 푹 쉬면 풀리기도 해요." 이밖에도 '뒷담화'를 한다는 학생과 뭔가를 때려부순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강씨는 모둠별로 스트레스를 표출하도록 했다. 표출하는 방법은 신문을 활용하도록 했다. "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지 신문에서 찾은 자료로 만들어보자."

아이들은 신문 기사와 사진, 광고 등을 활용해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들을 모았다. 학생들은 신문에서 자료를 찾으며 자신의 마음과 딱 맞는 문구를 찾아내기도 하고 자신이 스트레스받았을 때의 표정과 닮은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내기도 했다. 만들어진 활동지는 돌아가면서 발표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다른 모둠 아이들이 찾아낸 자료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는 등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씨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표현하도록 하고 기사자료와 동영상자료를 보고 느낀 소감을 함께 나누도록 했고 학생들은 결국 "공부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부 때문에 자기 꿈이 좌절되는 순간을 보낸 주인공이 공부를 결심한 이야기를 본 학생들은 공감하게 됐다.

강씨는 학생들에게 '인물기사와 동영상을 시청한 후 알게 된 점' '공부는 000때문에 해야한다'는 내용을 써보도록 했다.

학생들은 '내 삶의 미래를 위해' '꿈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등등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도출해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공부에 대한 두려움을 파괴하자"는 결심을 써낸 학생도 있었다.

▲독서논술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둠별로 함께 만든 활동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수업이 끝나고 NIE수업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김연준학생은 "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수업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다은 학생도 "공부가 과연 스트레스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재미있게 수업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박혜안 학생은 "사고력을 기르고 생각을 깊이있게 하기 위해 신청했는데 수업도 재미있고 선생님도 친절하신데다 분위기도 좋았다"고 얘기했다.

김제균 학생은 "NIE를 신청한 이유는 사회에서 더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서였는데 우리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선생님이 좋다"고 말했다.

현순옥 담당교사는 "현재는 독서논술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NIE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교생으로 확대하고 싶은 수업내용도 많다"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공부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가지게 되는 등 심리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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