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사려니숲길 거닐다

안갯속 사려니숲길 거닐다
빗물에 젖은 숲길은 더욱 매력 발산
폭우 그치자 휴일 탐방객으로 출렁
  • 입력 : 2010. 06.13(일) 15:08
  • 강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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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작은음악회'도 특별한 경험

비가 온 뒤 숲은 더욱 싱그러웠다. 나무와 풀들은 빗물에 흠뻑 젖었다. 솜사탕같은 안개는 숲의 허리춤까지 내려앉았다. 그 속에 숲속 작은 음악회의 선율이 퍼져나갔다. 탐방객들은 조용히 눈을 감고, 때로는 두 팔을 벌려 숲의 신비스러움과 향기를 음미했다. 그들은 치유와 명상의 '사려니 숲길'의 속살을 밟으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찬사를 보냈고 일상의 근심과 고단함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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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자연과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사려니 제2회 산림문화체험 사려니 숲길걷기 체험행사가 12일 오전 개막돼 16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비자림로 입구 숲속 광장에서 개최 예정이던 숲길행사 개막식은 한라산 일대 폭우로 불가피하게 취소됐다. 사려니숲길위원회는 현장 안전상황을 긴급히 확인한 뒤 일부 구간에 한해서만 탐방을 허용했다. 위원회는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곳곳에 구조안전요원을 배치했으며, 주요 포인트에도 숲해설사를 배치해 탐방객들의 산림문화체험 욕구에 부응했다. 비 날씨 속에도 단체와 개인 탐방객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았다.



이틀째인 13일 새벽 비가 걷히자 이른 아침부터 호젓한 숲길은 인파로 출렁거렸다. 아직 걷지 못하는 유아는 부모가 밀어주는 유모차에, 무동을 타고,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느린 걸음으로 숲길을 체험했다.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사려니숲길은 이제 전국적 명소가 됐다. 숲속 광장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는 탐방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사려니 숲길걷기는 5·16도로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에서 남원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약 16km 이어지는 임도에서 열리고 있다. 이 숲길은 5·16도로에서 조천읍 교래리 방면으로 진입해 약 1㎞ 지점부터 시작된다.

완주코스(16㎞)를 비롯해 붉은오름을 거쳐 남조로까지 이어지는 코스(10㎞), 성판악 휴게소 앞 5·16도로까지 이어지는 코스(9㎞), 물찻오름 앞까지 왔다가 되돌아가는 왕복코스(9.4㎞) 등 4개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탐방객들은 올해 첫 선을 보인 남조로변 붉은오름 정상의 전망대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주변의 오름 군락과 한라산을 조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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