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태극전사들이 있어 행복하다

[편집국 25시]태극전사들이 있어 행복하다
  • 입력 : 2010. 06.15(화) 00:00
  • 한국현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전반 7분 이정수 선수가 골을 넣었을때는 그저 '깜짝 선제골'로 생각했다.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그리스의 파상공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실점은 커녕 만회골을 위해 상대 문전을 괴롭혔다. 박지성의 기막힌 패스를 이어 받은 박주영의 슛은 그리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 내내 태극전사들은 투혼을 불살랐다. 그리스 공격진은 태극전사들의 빗장수비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에도 태극전사들의 몸놀림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자기들 몫을 해내며 응원하는 우리들을 즐겁게 했다. 마침내 후반 7분, '캡틴' 박지성이 우리들의 믿음에 보란듯이 보답했다. 그리스의 장신 수비수 2명을 농락하며 상대 골문 그물을 뒤흔든 '아름다운 골'을 작렬시켰다. 우리들은 박지성의 쐐기 골에 엄지 손가락을 지켜 들었다.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골'에 우리는 열광했고 세계는 "대~한민국"으로 메아리쳤다.

'제주 연고' 선수들도 대한민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골키퍼 정성룡과 수비수 조용형이다. 정성룡은 서귀포고에서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재목으로 성장했고, 조용형은 프로축구단 제주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허정무호'의 붙박이 수비수를 맡고 있다. 특히 정성룡은 그리스전 맹활약으로 이운재의 10년 아성을 잠재울 태세다.

지난 12일 밤의 아름답고 짜릿한 축제의 여운은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 '천안함 침몰'과 '나로호 발사 실패' 등으로 침울해 있던 우리들에게 대한민국 축구는 희망을 주었다. 신명날 일이 없었던 우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스전 승리는 태극전사들만의 몫은 아니다. 광장과 거리에서, 사무실과 집에서,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호프집과 막걸리집에서, 경마장과 교도소 등에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던 우리들의 짜릿한 승리이자 뭉클한 감동이었다.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스타들이 포진해 있는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일전. 이기면 무조건 우리가 목표로 했던 16강이다.

그리스전에서는 행운의 '7'이 승리를 견인했다고 한다. 우리가 골을 넣은 시간이 전반 7분과 후반 7분이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골을 작렬시킨 박지성의 등번호가 7번 이어서 그랬단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는 오는 17일 밤 열린다. 17일에서 '7'자가 보인다. 대~한민국. <한국현 사회부 차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29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