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장마철 대비 문제 없나-(상)제주시 저류지사업

[이슈&현장]장마철 대비 문제 없나-(상)제주시 저류지사업
곳곳 공사중… 물난리 걱정되네
  • 입력 : 2010. 06.21(월)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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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마철로 접어든 제주는 대기불안정과 태풍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자치도는 홍수조절 목적으로 추진중인 저류지 시설사업을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추진중이다. 사진은 제주교도소 인근 저류지사업 공사현장(왼쪽)과 주변에 이미 완공된 저류지의 모습이다. /사진=강경민기자

저류지 시설 아직도 마무리짓지 못해
인공함양정 등 제기능 할지도 미지수

○… 기상청이 올해 여름 제주에는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7월과 8월 대기불안정과 태풍 등으로 인해 집중호우가 예상돼 재해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보는 3회에 걸쳐 홍수조절 목적으로 추진중인 저류지사업과 도내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현 실태를 긴급 점검한다. …○

2007년 9월 제주를 강타한 태풍 '나리'로 제주가 한바탕 홍역을 겪고 난 뒤 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예방대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아직도 사업이 진행중이어서 장마철이 이미 시작된 현재 같은 피해가 또다시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시 도심 4개 하천(한천·병문천·산지천·독사천) 상류에 총 160만7000톤 규모의 저류지시설 공사를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해 현재까지 8개 구간에 대해 공사를 완료했다. 병문천 2, 3지구와 독사천 2지구의 경우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으로, 제주시는 연내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저류지는 하천 범람에 따른 4대 복개하천에 대한 도시방재구조진단 결과 홍수조절용으로 제안된 시설이다. 강우빈도를 종전 5년 주기에서 100년 주기로 강화해 설치하고 있는 저류지는 실시설계 결과에 따라 하천별로 병문천 4곳, 산지천 3곳, 한천과 독사천에 각각 2곳 등 모두 11개소에 이미 완공됐거나 추진중이다.

하지만 일부 저류지의 경우 공사가 연내 완공을 목표로 아직도 추진중이고, 한천 제2저류지의 경우 저류지 공사와 별도로 수문공사를 최근에서야 추진하고 있어 장마철이 시작된 제주지역에서 또다시 물난리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천 제2저류지의 수문공사는 지난달 말에야 시작됐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빗물 유입량을 조절할 수 없어 필요 이상의 물이 저류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마가 이미 시작된 현재 공사로 인한 부차적인 문제들도 우려된다.

특히 현재 완공된 저류지는 물론 빗물을 활용하려는 인공함양정 시설의 경우 제대로 그 기능을 검증할만한 기회가 전혀 없었던 탓에 일각에서는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저류지는 하천이 일정 수위를 넘어 범람할 경우 한계점에서 물을 빼서 저장해놓는 기능을 하는데, 수문공사의 경우 하천 하류에서 이미 피해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상류의 물을 수위가 낮아도 뺄 수 있도록 설계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사"라며 "다른 저류지 사업과 함께 빠른 시일내 공사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하천 하상을 정비하면서 암반을 깨부수고 평탄화시켜 경관과 생태환경을 파괴하면서 유속을 더 빠르게 만들어 하천 하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제주 하천의 원형을 살리고 개발로 좁아진 하천폭을 원래대로 되살려야 한다고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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