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현장]학교 인조잔디 조성 무엇이 문제인가

[이슈 & 현장]학교 인조잔디 조성 무엇이 문제인가
편의 급급 아이들 건강은 뒷전
  • 입력 : 2010. 07.05(월) 00:00
  • 표성준 기자 sjpy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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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부 학교에서 저렴한 관리비 등의 이유를 내세워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유해성분 검출 · 폐기 대책 없어 큰 문제
학부모 반대 불구 지자체서 일방적 추진
일부 학교도 "관리비용 적게 든다" 선호

중금속 성분이 검출되는 등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제주도내 각급 학교에는 여전히 인조잔디운동장이 조성되고 있다. 상당수 학교가 천연잔디로 조성하고 있지만 생활체육시설 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인 일부 학교는 인조잔디를 선호해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기축구 지원 사업=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6월 20일 현재 잔디가 조성된 학교는 총 101개교로 이 가운데 천연잔디가 67개교, 인조잔디는 39개교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학교 운동장 생활체육시설을 지원하기 시작한 2007년에는 12개교 중 11개교, 2008년에는 13개교 중 12개교가 인조잔디로 조성됐다. 도의회를 통해 인조잔디의 유해성이 불거지기 시작한 2009년에는 19개교 중 5개교가 인조잔디, 14개교는 천연잔디로 조성됐다.

잔디운동장 조성 사업비는 인조잔디의 경우 학교당 3억원 내지 4억원이 소요되고 있으며, 천연잔디는 비슷한 면적임에도 최대 2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올해 조성 예정인 9개교 가운데 한림고등학교와 신산초중학교, 아라중학교는 사업비가 더 많이 소요되는 인조잔디로 운동장을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이는 문화관광부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추진 중인 운동장 생활체육시설 지원사업이 조기축구회 등의 이용 목적으로 주민들에 의해 사업이 신청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업은 운동장 조성 사업비만 지원하고 이후 관리비는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당국은 관리비가 따로 소요되지 않는 인조잔디운동장을 선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이 반발해도 주민들이 신청한 사업이고 관리비가 적게 든다는 이유를 내걸어 인조잔디로 운동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교육당국도 손못대=그러나 인조잔디는 천연잔디와 달리 수령이 7~10년밖에 되지 않고 뚜렷한 폐기 대책이 없어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생활체육시설 지원사업 기관에서 배제된 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제주자치도에 향후 인조잔디 폐기 예상비용과 폐기방법을 질의해왔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인조잔디는 안전유해성 시험 결과 인체에 유해성이 거의 없고 무해하다는 발표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인조잔디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허용기준 이하임을 알려줄 뿐이다. 또한 인조잔디 충전재로 사용되는 고무분말은 납 등 중금속과 벤젠 등의 휘발성유기화학물질이 함유된 폐타이어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기준치 이하여도 성인보다 취약한 아동들이 지속적으로 접촉하면 건강을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행정기관에 의해 추진되는 학교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은 도교육청과 무관해 향후 조성계획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자체 및 정부 부처와 협의해 인조잔디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도내 모든 학교에 천연잔디운동장이 설치될 수 있도록 향후 4개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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