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윤호준 소설집 '행운반점 12·3'

[책세상] 윤호준 소설집 '행운반점 12·3'
위로·위험 경계 넘나드는 손, 지금 여기의 삶과 접촉하다
  • 입력 : 2026. 07.31(금) 02:00  수정 : 2026. 07. 31(금) 06:58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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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24년 12월 3일 밤이 떠오르는 이미지를 책 앞표지에 썼다. 표제작은 그날의 비상계엄 선포를 전면화하는 대신에 그것이 인물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라의 정치라는 게 국가적 운명의 흐름에 그치지 않고 시민 개개인의 먹고사는 문제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반점 내부의 풍경만으로도 큰소리 내지 않고 울림으로 전달"(이순원 소설가)하고 있다.

표제작을 시작으로 작가의 첫 소설집에는 '전복 캐는 소녀' '짝눈' '황무지 위에 악의 꽃' '제주에 온 사람들' '테니스 잘 치는 방법' '퍼포먼서' '집게손가락' '김밥 잘 마는 방법' 등 9편을 담았다. '행운반점 12·3' 등 수록작의 주요 배경은 제주다. 2024 한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는 당시 제주에 산 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등장인물들이 제주에 정착해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오름, 폭포 등 제주 사람들에게 익숙한 풍경 너머 제주4·3의 상흔을 들여다본 작품들이 자리했다.

물리치료사가 주인공인 문단 데뷔작('상구와 상순')을 일부 고쳐 실은 '김밥 잘 마는 방법' 등 그의 소설엔 상처와 돌봄, 위로와 위험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시대의 삶과 접촉하는 손의 서사가 있다. 해설을 쓴 김나정(소설가·평론가)은 "타인의 고통을 제 손으로 받아 안는 것, 그것이 이 소설집의 윤리학"이라고 했다.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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