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여러 종류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들에 의한 결막염, 즉 흔히 알려진 '눈병'이 잘 발생한다. 뜨거운 날씨와 더불어 휴가철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수영장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 10주간 유행성 결막염 발생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주지역 환자발생은 48.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의 기관당 주간 평균 환자수는 18.5명이었다.
눈병은 사실 일년 내내 발생하지만 사람에서 사람으로 급속한 전파의 기회가 많은 여름철 눈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이 가장 많다.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 유행각결막염, 급성 출혈결막염 등이 있다. 여름철 눈병에 대해 제주대학병원 안과 이대규 교수의 도움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유행각결막염=대표적인 눈병으로 '아데노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다. 한쪽 눈에만 발병하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 한 눈에서 시작해 환자의 손에 의해 반대측 눈으로 전염되고 환자가 손댄 물건에 의해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된다. 먼저 발병한 눈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나중에 발병한 눈은 더 빨리 회복되는 게 특징이다.
증상으로는 충혈과 더불어 눈물이 심하게 나고 안통, 눈곱, 눈꺼풀 부종 등이 발생하며, 일부에서는 고열, 인후통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눈에 작은 이물이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으로 시작해 모래를 뿌려놓은 것처럼 이물감이 심해진다. 대개 3~4주간 지속되며 발병 후 2주까지 전염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각막염이 발생해 장기간 시력이 저하되거나 눈부심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급성 출혈결막염=엔테로 바이러스 등이 원인인 급성 출혈결막염. 일명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린다. 수년 주기로 잘 발병해 2002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대유행한 결막염이다. 잠복기가 8시간에서 2일 사이로 짧으며, 경과기간이 5~7일로 짧다는 특징이 있으며 증상은 유행각결막염과 비슷하다.
이러한 바이러스결막염의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현재까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특효약은 없으며 예방이 중요하다. 그러나 치료로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항생제 점안약을 사용하며, 증상완화와 각막염 등의 합병증의 예방 및 처치를 위해 자가요법보다는 가급적 안과의사에 의한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감기와 유사한 전신질환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특히 오래된 안약의 경우 기온의 상승으로 세균에 오염되기 쉽고 스테로이드 계통의 안약은 안압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바이러스결막염=전염성이 대단히 강해 직접 또는 간접접촉으로 전염이 되며, 보통 환자가 만진 물건을 만지고 눈을 비빌 때 전염된다. 따라서 주위에 환자가 발생할 경우 수건, 세면도구 등을 따로 사용하고 가급적 눈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환자나 가족 모두 자주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눈이 충혈됐다고 안대를 사용하면 눈의 분비물 배출을 막는 셈이 되므로 안대의 사용은 피해야 하며 대신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눈병이 호전되는 시기인 2주 후에도 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눈이 가렵다고 비비는 것은 피해야 하는데 각막상피가 쉽게 벗겨져 통증이 심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등의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병을 앓은 뒤에는 눈이 뻑뻑해지는 안구건조증이 오래 갈 수 있으므로 안과의사와의 상담 후에 인공누액 제제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감염에 의한 결막염 이 외에 봄과 여름철에는 온도의 상승에 의해 봄철각결막염 등의 알레르기결막염이 발생되거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환자에게서 다른 알레르기 증상이나 가끔 아토피에 대한 가족력이 발견된다.
가려움증이 심하고 눈물과 더불어 끈끈한 흰 실 같은 점액 분비물이 발생한다. 이 경우 냉찜질이 도움이 되며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비만세포 안정제 등의 점안약을 사용해 치료한다.
이대규 교수는 "여름철 눈 관리를 위해서는 외출 후 가급적 손을 깨끗이 씻고 철저한 위생관리와 더불어 환자 발생시 적절한 전염예방에 의한 결막염 전파의 차단이 중요하다"고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