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전반이 발전하는데 밑바탕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남들보다 앞서기 위한 개인 및 사회적 노력이 하나가 될 것이고 신뢰 양보 질서 통합 등을 꼽을 수 있겠다. 또 하나, 욕심이 그것이다. 그 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욕심은 발전의 모태가 됐다.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과정에서 지나침이 문제될 뿐 욕심은 발전이라는 결과물의 자양분 역할을 한다.
지난달 제39회 전국소년체전이 끝났다. 제주선수단이 대전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총 메달은 29개. 30개 이상을 희망했던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제주선수단 내부적으로는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자체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쉽다. 메달수에서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메달 색깔이다. 이번 대회에서 제주선수단이 획득한 금메달은 단 2개다. 달리 말하면 제주 소년·소녀들이 전국의 또래들과 겨뤄 1등을 차지한 것은 단 두명 뿐이라는 소리다. 이번 대회에서 각 선수들에게 돌아간 금메달은 모두 448개다. 도인구가 전국의 1/100 이라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2개는 성이 차질 않는다.
매년 전국체전이나 소년체전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제주선수단은 타 선수단으로부터 이상한(?) 부러움을 받곤한다. 제주도만이 유일하게 메달 획득 목표를 색깔 구분없이 총계로 잡기 때문이다. 목표로만 봤을때 1등의 금메달과 3위의 동메달은 동등한 가치를 얻고 있다. 얼핏보면 색깔 보다 그 갯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선수단의 사고가 혁신적이고 선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은게 문제다. 전국 1위에 이름을 올릴만한 경쟁력 있는 종목이 많지 않은 제주체육의 현실이 고려된 것일 뿐이다. 또 목표달성이라는 안전도를 확보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똑부러진 목표설정없이 1년에 두차례 열리는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에서 전년수준의 메달을 따내는 것으로 만족해 왔던게 제주체육계의 모습이다.
메달색깔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지만 제주체육도 이제는 욕심을 부려야 하지 않을 까 싶다. 욕심 없이 현실에 안주할 경우 발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자명하다. 도민들은 전국 최고대회에서, 나아가 지구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제주인이 시상대 맨 꼭대기 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스포츠는 국력이라 하지 않았나. 이같은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온 국민을, 온 도민을 하나로 아우룰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스포츠다. 제주체육의 본산인 제주도체육회의 욕심과 도전정신이 필요한 이유다.
<김성훈 편집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