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10)이동호 제주교향악단 지휘자<br>-'섬, 그 바람의 울림' 제주국제관악제

[추천합니다](10)이동호 제주교향악단 지휘자<br>-'섬, 그 바람의 울림' 제주국제관악제
"바람 많은 제주는 관악의 섬"
  • 입력 : 2010. 10.12(화)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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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월 제주섬 관악 선율로
출연자·관객 열정이 성공신화

독특한 환경 모든곳이 공연장

"제주는 관악기와 썩 잘 어울리는 섬이다. 제주의 오름 분화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나팔이 하늘을 향하고 있는 모습을 빼닮았다. 나팔은 사람의 숨결로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바람의 악기'다. 제주의 바람이 인간의 숨결을 만나 음악으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이쯤이면 '관악(wind) 축제'가 제주에 딱 맞는 이유로 충분하겠는가."

▲이동호 지휘자

제주국제관악제를 추천한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의 이동호 지휘자. 그는 여러 악기 중에서도 왜 유독 제주가 '관악의 섬'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얘기를 풀기 시작했다.

제주국제관악제는 뜻맞는 도내 관악인들이 열정을 최고의 자산으로 삼아 1995년 첫발을 뗐다. '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매년 8월 12~20일 열리며 제주의 여름을 금빛 관악기의 선율을 달구고 있는 축제다. 홀수해에 열고 있는 국제관악콩쿠르는 지난해 유네스코 산하기구인 국제음악콩쿠르연맹에도 가입됐다.

제주가 관악축제와 어울릴 수 있는 또다른 이유가 제주 자연이라는 그는 세계 여러 곳을 다녀볼수록 신이 제주섬을 얼마나 예쁘게 빚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오름 분화구, 바다, 동굴, 곶자왈, 돌담, 독특한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제주는 번듯한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어디든 훌륭한 자연무대가 되기에 충분한 보물섬"이라고 얘기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제주국제관악제란 이름을 오늘의 모습으로 알리기까지는 여럿의 힘이 십시일반으로 더해진 덕분이다. 턱없이 적은 출연료에도 제주를 마다않고 해마다 찾아주는 세계 여러나라의 훌륭한 전문연주팀과 무대를 채우는 관객, 자원봉사자 모두가 주인공들이다.

그 중에서도 이 지휘자는 제주관악인들의 대부로 통하는 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집행위원장과 2008년 마흔일곱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임성철 관악제 사무국장의 열정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음악인으로서 곁에서 지켜본 그들은 축제를 위한 일이라면 자신들의 모든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축제 초기 연주팀을 수송할 버스 임대료가 없어 공공기관의 직원 통근용 버스를 지원받아 사용할 정도로 발품을 팔아가며 축제를 치러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열정이 축제를 한 단계 키우는 힘이 됐을 것"이라는 이 지휘자.

"시민들이 잘 모르는 축제는 진정한 축제가 아니다"고 못박은 이 지휘자는 제주관악제가 주공연장인 탑동과 문예회관 외에도 농촌마을, 관광지, 박물관 등 곳곳을 찾아가는 우리마을 관악제를 펼치고 있는데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토박이 관악인들의 열정으로 이제 제법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제주국제관악제. 제주관악제의 미래를 내다보고 한 단계 더 전문축제로 거듭나려면 국비 확대와 함께 메세나운동을 통한 민간단체의 고정적인 후원을 이끌어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이 지휘자는 강조했다. 제주관악제보다 짧은 역사에도 유명음악축제로 떠오른 대관령국제음악제나 통영국제음악제의 예산은 제주관악제 예산의 서 너 배나 되는 아쉬움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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