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규칼럼]서둘러야 할 원종(原種) 찾기사업

[강문규칼럼]서둘러야 할 원종(原種) 찾기사업
  • 입력 : 2010. 11.02(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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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식물사냥꾼을 해외로 보내자'는 제목의 칼럼(2007년 8월28일)을 다룬바 있다. '식물사냥꾼'(케여 힐스 著)은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대륙을 누비며 식물을 채집한 뒤 유럽의 정원을 꽃피는 낙원으로 만든 8명의 식물학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친 항해를 두려워 하지 않고 희귀식물을 찾아 나섰던 식물학자들의 열정과 집념이 감동을 안겨준다.

얼마 전 어느 중앙지에 실린 '토종연구가 안완식 박사'를 소개하는 기획물을 읽었다. 안 박사는 25년 이상을 토종 수집 및 연구에 매달려 온 사람으로 나이 일흔을 바라보고 있는 분이다. 그는 1969년부터 농촌진흥청에 농업연구사로 근무를 시작한 뒤 1985년에는 유전자원관리업무를 맡으면서 토종과 인연을 맺게 됐고, 그 해 말 5100점의 토종종자를 모았다고 한다. 1997년에는 한국토종연구회 발족(發足)에 앞장 섰고, 2002년 퇴직 후에도 제주도, 강화도, 울릉도, 전북 정읍, 강원 횡성, 경남 함안 등에서 토종찾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 '감귤을 보며 농정에 묻는다'는 제목의 칼럼을 썼는데 이외로 독자들의 반향이 컸다. 어떤 이는 어릴적 매우 오래된 감귤나무인데 여름에도 껍질은 푸르지만 맛이 달콤한 귤이 있었다며 그 귤나무가 있으면 키워보고 싶다고 했다. 어떤 이는 냇가 주변에도 산물나무를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찾을 수 없다고 아쉬워 했다. 필자 역시 집 우영에 한, 두그루 토종 귤나무를 심고 싶어 이웃마을까지 수소문 했지만 허사였다. 한때 유배인 조정철이 15가지나 된다고 했던 귤나무 품종들은 제주섬에서 모두 사라진 것일까.

그렇다면 그동안 수천억원은 족히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귤산업육성정책은 무엇을 담고 있었는가. 전문가들이라면 새 품종에 관한 지적(知的) 재산권과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함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재래귤을 보호하면서 그 속에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새 품종개발의 원천인 재래귤을 보존·육성하겠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거나 미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생뚱맞게 '감귤도입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이다.

일본에서 들여온 감귤이 지금 도민소득의 주요 원천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 일도 기념할 만 하다. 그러나 온주밀감 도입 시기부터 논란이 있다. 1910년 다케신부 보다 3년 앞서 당시 제주에 유배 온 뒤 풀려난 한말의 대신 박영효가 지금의 제주시 구남동에 감귤묘목을 들여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학술적 고증은 이루어졌는가. 정작 중요한 것은 적어도 600~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제주의 감귤재배 역사를 100년으로 잘못 인식시킬 우려가 많다는 사실이다. 일본인들은 옛 기록(일본서기) 등을 인용하며 상세국(常世國: 제주로 추정)에서 귤묘목을 가져 갔다고 추론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어쩌면 제주귤을 바탕으로 육종개발한 일본묘목의 수입을 기념하자고 하고 있으니 참으로 씁쓸한 일들이다.

토종 또는 재래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제주도정도 몇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이 일을 추진해 왔다. 재래종 흑돼지와 재래견(犬) 등을 보존하며 일반에도 분양한다고 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뒤늦게 도정은 재래종 또는 원종(原種)찾기를 주요 시책으로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그래도 반가운 일이다. 늦은 만큼 속도감 있게 사업을 벌여나갔으면 한다.

<논 설 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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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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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0.11.03 (22:59:01)삭제
가슴에 와닿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렇지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놈이떡만 커베영 혼펜들에만 돌안게만.. 재래종? 아주 중요합니다. 논설실장님의 해박한 지식으로 앞으로도 향토자원에 대한 글을 계속 접할수있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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