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규 칼럼]여행기는 제주의 소중한 자료

[강문규 칼럼]여행기는 제주의 소중한 자료
  • 입력 : 2010. 12.28(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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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섬으로 제주도가 뽑혔다. 중국 인민일보사의 국제뉴스 일간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10~11월 2개월간 일반인과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최고의 해외여행지, 여행상품, 항공사, 호텔 등 총 7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여기에 제주도는 하와이, 몰디브와 함께 '최고의 섬 여행지'로 선정됐다(한라일보 12월20일자). 퍽 반가운 뉴스다. 제주는 지난 2008년에도 상해시 여유국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신혼여행지'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이 뉴스를 접하며 문득 중국인을 비롯한 제주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여행기를 공모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여행기는 제주의 시각이 아니라 여행객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정리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와 일깨움을 안겨주게 되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제주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와 찾아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할 것이다. 더구나 이들의 여행기를 지속적으로 묶는다면 후세에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예산도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1731년 9월 정운경(鄭運經, 1699~1753)이라는 32세의 한 청년이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아버지 정필녕(鄭必寧)을 따라 제주로 건너온다. 그는 이곳에 온 뒤 뜻밖에 제주 백성 가운데 일본과 대만, 멀리 베트남까지 떠내려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체험기를 듣고 내용을 정리하게 된다. 그는 또 섬을 5박6일간 일주한 뒤 '탐라기(耽羅記)'를 남겼는데 독자들에게는 270여년 전 제주를 여행하는 흥미를 안겨주게 될 지도 모른다.

그는 춘분과 추분에 보인다는 노인성을 보기 위해 지리를 잘 아는 약초꾼 등과 함께 바둑판을 들고 서귀진을 향한다. 숲속에 이르렀을 때 (그의 부친이 미리 시켜 준비한) 포수 수십명이 송아지 만한 멧돼지와 사슴, 노루를 잡고 장작불로 구워 대접했는데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있었다." 이어 "정오부터 10리를 가도 해가 보이지 않는 긴 숲"이 있는 대정경계로 들어 선 뒤 "콩 한 말 남짓 뿌릴 만한 너비"의 천제담에서 바둑을 두고 술을 마시며 온 종일 놀게 된다.

춘분날 서귀진에 도착했지만 저녁 무렵에 구름이 일어 노인성을 보지 못한 그들은 이튿날 "천연지(天淵池)를 보기 위해 덩굴을 잡고 돌비탈을 올라 골짜기 속을 굽어보며 들어갔다."-당시 천지연은 이처럼 벼랑을 타고 내리며 접근했던 것이다-

천연지는 "박연폭포의 웅장함에 견주면 비록 못 미쳐도 은근한 맛은 이곳이 더 나았다"고 품평했다. 다음 정방연에 도착한 그들은 "그 형세가 기이하고 대단해서 앞서 본 두 폭포에 견줄 바가 아니"라며 시 한 수를 남긴다.

이날 의귀촌에서 잔 뒤 점심을 정의현에서 해결하고 성산에 이르게 되는데 성곽 안에는 귤원이 있었다. 수산진에서 자다 수산망에 올라 "하늘가에 잠깐 만에 금쟁반 같은 해가 안개를 헤치고 나오는" 일출을 보는데 약초꾼이 "반평생 바다가 끝나는 곳을 몰랐더니 이제야 알겠습니다. 해 뜨는 곳이 바로 바다 끝이군요"라고 말해 서로 바라보며 웃었다. 정오에 가마곶에 이르렀는데 사냥꾼 수십명이 꿩과 사슴, 노루를 사냥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다음 날에는 "진장(鎭將, 조천진을 지칭)이 자신을 위해 어부를 불러 그물로 포구를 막아 낚은 물고기로 바위 위에 앉아 회를 썰어 술을 마셨다"고 했다.-정민이 옮겨 얼마전 펴낸 '탐라문견록, 바다 밖의 세상'에 수록된 탐라기의 줄거리다-

중국인들의 여행기도 언젠가는 소중한 제주의 자료가 되지 않을까.

<논 설 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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