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의 제주생각]노루야 노루야1

[고희범의 제주생각]노루야 노루야1
상징동물에서 유해조수 지정 지경까지
사람·노루 함께 사는 방법 찾아야 할때
  • 입력 : 2011. 03.10(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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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의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곡도 가사도 참 좋은 노래다. 그렇게 높은 음까지 내지 못해 즐겨 부르지는 않지만 듣는 것은 좋아한다. 그런데 이 노래 제목을 대하면서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과연 인간의 삶이 꽃보다 진지한지, 꽃들만큼 다른 생명들에게 베풀며 살 수 있는지 자신할 수 없어서 그렇다.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던 제주도의 상징동물 노루가 골치 아픈 존재가 됐다. 유해조수 지정 여부를 거론하는 지경에다, 어느 토론회에서는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기도 했다. 먹고 살기 위해 인간과 노루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제주 노루는 유전자 검사 결과 육지부에 서식하는 시베리아 노루와도 다른 종으로 밝혀졌다. 제주도의 생성과 함께 어쩌면 우리 선조들보다 먼저 이 땅에 뿌리박고 살아 온지도 모른다. 고려 충렬왕 21년(1295년)에는 오소리, 삵, 멧돼지 가죽과 함께 노루가죽 400장을 원에 조공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노루가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후 무분별한 포획으로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 80년대만 해도 노루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제주 중산간 지역 어느 곳에서든지 찾아볼 수 있는 노루.

지난 1987년부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중심이 돼 겨우내 노루가 좋아하는 송악을 한라산 곳곳에 뿌리고, 올가미들을 치우는 등 노루보호사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그런 덕에 요즘은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노루를 만나는 게 어렵지 않게 됐다. 예쁜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노루를 마주하고 있노라면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운지 감탄이 절로 난다.

문제는 노루가 크게 늘어난 데다 한라산의 환경이 바뀐 데서 비롯됐다. 한라산연구소의 조사결과 노루는 1만2800마리로 나타났다. 특히 600고지 아래 지역에 ㎢당 11.6~29.1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노루가 많은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노루밀도 ㎢당 8마리 수준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에는 노루들이 먹지 않는 조릿대가 1800고지까지 뒤덮는 바람에 식생의 변화로 노루의 먹이가 사라졌다. 중산간에는 골프장들이 들어서고 초지를 개간해 감자와 더덕을 심기 시작했다. 자연히 노루가 밭으로 찾아들게 된 것이다. 사람도 사흘을 굶으면 담을 넘는다는데 하물며 노루들임에랴. 길가의 부드러운 풀을 먹으러 나왔던 노루들의 로드킬은 해마다 늘고, 노루를 피하려다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명피해도 이어졌다.

상황이 이러니 노루나 사람이나 서로 힘들 게 당연하다. 사람들도 노루를 보면 반기고 피해가 좀 있어도 참을 수 있는 정도, 노루도 살기 좋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수준이면 괜찮을 텐데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이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 말이다.

<제주포럼C 공동대표·전 한겨레신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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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5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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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대밭 2011.03.20 (09:40:28)삭제
범도민 아주 민주적이고 좋게 들리는 말이다 노루고기개발반대 그렇게 해라 중산간 일대 노루피해는 지들이 보상하면 아주 좋은 단체다
모범시민 2011.03.19 (15:50:20)삭제
제주도에서 세계 제일의 경쟁력 갖춘 건 딱 하나... 범도민...ㅋㅋㅋ
유채꽃향기~ 2011.03.19 (12:34:59)삭제
노루고기개발반대 범도민추진위원회 생깁니다~ 책입질건가요?
모범시민 2011.03.19 (09:38:59)삭제
노루 고기 맛이 어떤가... 노린 내 많이 난다던데..
서귀포사름 2011.03.19 (07:28:50)삭제
동네오름마다 노루들이 집단을 이루어 살고있어서 밭농사를 쑥밭으로 헝클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쓸데없는 노루들을 관광상품으로 캥거루처럼 민속촌에서 시식하게 만들어 개체수를 빨리 줄여야하는데, 제주도는 손놓고 일을 안하고 있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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