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규칼럼]벚꽃 자원화, 언제면 가능할까

[강문규칼럼]벚꽃 자원화, 언제면 가능할까
  • 입력 : 2011. 05.10(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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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왕벚꽃 축제가 막을 내린지 벌써 한달이 되었다. 벚꽃은 화사하게 피었다 한꺼번에 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새하얗게 피어나는 꽃도 아름답지만 거리에 흩날리는 분분한 낙화(落花)를 보며 찰라처럼 스쳐간 젊음이나 인생을 관조할 수도 있다. 벚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일제가 조선궁궐인 창경궁을 헐어내 창경원으로 고치고 그 자리에 왕벚나무를 심었다는 이유로 애꿋은 왕벚나무를 미워하기도 한다. 그래도 되는가.

한라산의 왕벚나무는 구상나무 등과 함께 '한류 식물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왕벚나무는 요즘의 '욘사마'처럼 일본인들이 열광하던 꽃이다. 그래서 곳곳에 벚나무를 심었다. 또 미국인 윌슨 등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간 한라산의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나무'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을 휩쓸었다. 요즘 우리나라가 '음식의 세계화'를 표방하기 100여년 전 왕벚나무와 구상나무는 그렇게 세계속으로 퍼져나갔던 것이다.

최근 제주지방기상청은 한라산의 벚꽃 만발시기가 해안지역보다 한달 가량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발 고도 20~1000m를 약 200m 구간으로 나누어 7개소에서 관측한 결과 고도 200m당 6~7일 정도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따라서 기상청은 지금까지 이루어져 왔던 해안에 대한 벚꽃 만이 아니라 해발 고도별로 개화·만발 예상시기를 제공함으로써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일종의 벚꽃에 관한 맞춤형 관광기후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미있는 접근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보도자료에서 적확한 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벚꽂이 피어나는 시기가 해안지대에서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고도별로 다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같은 품종에 의한 고도별 차이가 아니라 다른 품종의 벚나무에 따른 차이다. 이 부분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들이 잘못 인식(認識)할 소지를 없앨 수 있다.

국내 자생하는 벚나무는 대략 20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제주에는 왕벚나무를 비롯하여 올벚·개벚·산벚·산개벚·섬개벚나무 등 모두 13종의 벚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이들 벚나무는 고도에 따라 해안에서 한라산으로 치달으며 꽃을 피운다. 그래서 왕벚꽃축제가 지난지 한달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한라산에는 다른 벚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개화를 준비 중인 관음사일대의 산개벚나무나 섬개벚나무들도 꽃잎을 떨어뜨리면 해발 1600m이상에서는 이름이 엉뚱한 귀룽나무가 제주벚꽃의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10여일 만에 막을 내리는 육지부에 비해 제주에서는 최대 50여일까지 다양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이를 어떤 이들은 보석 같은 자원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제주가 관심을 두지 않은 애월읍의 배춧잎나비와 유채꽃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나비축제를 일구어 낸 전남 함평군 같은 혁신적인 공직자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제주 벚나무의 자원화는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다. 1999년 우리 경제가 환난을 맞아 IMF의 통제를 받을 때도 그랬다.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입돼 그 돈으로 공원의 휴지를 줍거나 나뭇가지를 칠 때 그 예산으로 벚나무의 자원화를 주장한 바 있다. 고도에 따라 자생하고 개화하는 벚나무를 심고 가꾸었다면 20년이 지난 지금 제주의 벚꽃은 세계적인 자원으로 둔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자치도는 아직도 요지부동(搖之不動)이다. 거기에는 자신이 재임 중 빛을 보지 못하는 일에 괜히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면 세계7대경관 선정에 올인하고 있는 우근민 도정은 어떤 생각일까.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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