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진단후 치료비율 낮아만성 염증성 알레르기 질환회피·환경개선 등 통해 치료
#1. (68세 해녀)=수십년째 바다에 들어가서 힘든 작업을 너끈하게 하고 있었다. 몇개월 전부터 숨 참는 시간이 이전보다 짧아진 것을 느꼈으나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바닷물에 몸을 담글 때면 기침이 잦고 가래가 많아졌다. 숨이 점점 가빠지면서 기침·가래가 잦고, 숨쉴 때 목에서 흘겅거리는 소리가 났다. 숨이 가빠져 이전 한번 잠수시간에 비해 절반도 못 채우고 물위로 떠올라야만 해서 해산물을 채취할 수가 없었다.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도 기침·가래가 하루 이틀 지속됐고 특히 새벽에 심해졌다.
#2. (17세 고등학교 남학생)=유아기때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했던 것을 빼곤 건강하게 지내왔다. 축구를 좋아해 체육시간은 물론 방과 후에도 친구들과 축구를 즐겨했으나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축구를 자주하지 못했다. 몇 주 전부터 가끔 축구를 할 때 한참 땀을 흘리고 나면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숨이 답답했다. 운동부족이라고 생각해 더 열심히 뛰었으나 숨이 차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나서 더 이상 뛰지 못할 때가 있었다.
#3. (45세 주부)=이른 봄에만 악화되는 콧물, 코막힘 증상이 있어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았다. 한달반전 목이 따갑고, 콧물, 기침 등의 감기증상으로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통해 기침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상이 좋아졌다. 이후 다른 증상없이 기침만 지속돼 흉부사진을 찍어 봤으나 정상이었다. 기침은 밤낮으로 지속되고 특히 새벽에 심해져 새벽잠을 설친 날이 있었다. 찬물을 마시면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나오는 기침을 참을 수 없었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면 상대방에게 미안할 정도로 수차례 기침을 했다. 몇번 병원에서 치료를 했고 며칠 좋아졌다가 다시 악화됐다.
▶천식은 흔한 질환이다=천식이 매우 흔한 그리고 일부 환자에게는 위중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다. 10여년 전 전국 규모의 국내 조사에 의하면 성인 12.8%가 천식 증상이 있다고 답했으나, 그 중 3.6%만이 치료를 받았고, 2008년 시행한 제주대학교 환경보건센터의 연구에서는 서귀포시 소아청소년의 9.8%가 천식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으나 3.2%만이 현재 치료 중이었다.
▶천식의 증상=천식은 허파내 코로 들이마신 기체가 지나가는 통로인 기도의 염증으로 인해 생기는 만성 염증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기관지 염증으로 인해 기도가 외부자극에 과민해지고 좁아져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 호흡곤란, 기침,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을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저절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기도 하고 적절한 치료에 의해 호전된다.
사례1의 경우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찬 바닷물에 몸을 담글 때의 온도변화에 의해 악화됐다. 또 새벽에 심한 증상을 경험했다. 사례2의 경우 아토피피부염이 있었고, 운동에 의해 증상의 악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경우를 일반 천식과 구별해 운동유발성 천식이라고 따로 부른다. 사례3의 경우에는 밤(새벽), 찬물, 말할 때 오래 지속된 기침이 악화되기는 했으나 천식에 특징적인 호흡곤란, 천명, 흉부압박감 등은 전혀 없었다. 결국 천식검사를 통해 천식을 어렵게 기침형 천식으로 확진됐다. 제주대학교병원 연구에 따르면 다른 증상없이 한달 이상 기침만 지속되는 환자의 약 40%가 천식에 의한 것으로 판명됐다.
▶천식의 진단=사례1(68세 해녀)의 경우, 전형적인 증상으로 천식을 의심했고, 폐기능검사로 천식이 확진됐다. 사례2(17세 고등학교 남학생)의 경우, 평상시에는 별 증상이 없고 운동할 때에만 천식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을 찾았을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폐기능검사에서도 정상 폐기능을 보였다. 천식유발검사를 이용해 천식이 확진됐고, 운동에 의해서 악화되는 천식을 운동유발천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사례3(45세 주부)은 천식에 특징적인 기도수축으로 인한 증상(호흡곤란, 천명)이 전혀 없이 기침 증상만 있었다. 이 경우 폐기능검사는 대부분 정상이므로, 천식유발검사 및 객담호산구검사로만 진단할 수 있다. 기도 수축없이 기침 증상만 있는 경우를 일반 천식과 구별하여 기침형천식이라고 부르며, 만성 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결핵, 만성기관지염, 폐암 등은 물론 혈압약(안지오텐신변환효소억제제) 복용유무, 후비루증후군, 만성부비동염, 위식도역류, 성대기능장애 등과 감별해야 한다.
▶천식의 치료=천식의 치료는 크게 세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원인물질과 위험·악화 요인에 대한 회피 및 환경개선과 약물치료 그리고 알레르기면역치료이다.
회피 및 환경개선은 모든 천식환자에게 시행돼야 하고, 가족 및 동료들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 원인물질, 위험, 악화 요인에 대한 노출을 피하거나 감소시켜 천식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천식 증상 또는 악화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천식의 치료약물은 증상완화제와 질병조절제로 나눈다. 질병조절제는 천식의 발병기전인 기도염증에 작용하는 항염증제로 천식 증상이 조절되도록 장기간 매일 꾸준히 사용하는 약제이다.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또는 흡입형 스테로이드제 및 지속형 기관지확장제 혼합)가 대표적이며 류코트리엔 조절제, 서방형 테오필린 등이 있다.
증상완화제는 신속히 기도를 확장해 증상을 개선시키는 약제로 호흡곤란, 천명, 기침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이다.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가 대표적이며, 빠른 효과발현 시간 덕분에 증상이 수분내 개선된다.
알레르기면역치료는 개별 환자의 알레르기염증의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조사하고 이를 이용해 주사 혹은 혀 밑으로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비염, 천식, 벌독알레르기, 약물알레르기, 아토피피부염 등에 효능이 알려진 치료법이다. 천식 증상을 개선하고 약물요구량을 감소시키고, 기도과민성을 개선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천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과 징후]
1. 반복적인 호흡곤란과 천명, 기침. 흉부압박감.
2. 위 증상이 특히 밤(새벽)에 발생하거나 나빠지며, 잠이 깬다.
3. 위 증상이 계절에 따라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4.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도 동반된다.
5.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
6. 감기에 걸리면 증상이 악화되고 10일 이상 지속된다.
7. 다음의 인자에 노출되면 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호흡기 감염(감기)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 ▷운동 ▷약품(주로 진통소염제, 혈압약) ▷대기오염(먼지, 황사 등) ▷담배연기 ▷화학약품 ▷온도변화(특히 찬공기) ▷스트레스
8. 천명음(숨소리가 쌕쌕거린다).
9. 천식 치료에 증상이 호전된다.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전문의 의견/이재천(내과)]정확한 진단·치료 필수
천식은 대표적인 아토피 혹은 알레르기질환으로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TV, 인터넷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질환 관련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반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천식에 좋다는 먹거리에 대한 정보부터 얄팍한 상술과 연관된 완치법까지 범람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천식을 알고 천식을 이기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올바른 정보를 토대로 원인 및 악화인자를 찾고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며,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치료약물을 선택하고 치료반응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천식은 밤과 새벽에만 나타나는 가벼운 기침에서부터 학교와 직장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발작적 호흡곤란, 심한 발작시 저산소증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다양하고 폭넓은 증상과 징후를 보인다. 천식의 특징적인 증상인 호흡곤란과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할 때는 천식을 쉽게 의심해 비교적 진단이 쉽고, 천식조절제에 의한 치료 반응도 좋다. 환자의 순응도도 좋아 일정기간 조절제를 사용하면서 별다른 불편함 없이 지내기도 한다. 하지만 호흡곤란이나 천명없이 장기간 기침증상만 보이는 경우, 운동시에만 호흡곤란, 천명이 나타나는 경우, 진통소염제 복용 후에만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등 특수 상황에서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고 세분화된 정밀 검사를 통해서만 천식을 확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천식은 만성기도염증에 의해 증상과 징후가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다른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이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오랜 약물치료로 인해 약물부작용이 흔히 나타나는 악명 높은 질환이었다. 그러나 현재 천식치료약제는 다른 만성질환의 치료에 비하면 부작용 대비 효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천식 치료제가 흡입제 형태로 개발 된 이후 획기적인 천식에 의한 사망률 감소는 물론 부작용 없는 꾸준한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최신 천식 치료의 목표는 천식에 의한 증상이 없으며, 천식으로 인해 활동을 제한받지 않으며, 증상완화제가 거의 필요 없고, 정상 폐기능을 보이는 천식조절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천식조절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이상적인 상태가 아니라 이미 국내외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검증된 도달 가능한 치료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