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규 칼럼]江汀마을에서 海印寺를 본다

[강문규 칼럼]江汀마을에서 海印寺를 본다
  • 입력 : 2011. 07.26(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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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지인과 함께 강정마을을 다시 찾았다. 7~8년 전에는 강정천을 탐사한다며 여러차례 마을 곳곳을 누볐었다. 강정은 지명에서도 나타나듯이 강을 낀 마을이다. 물이 풍부해 제주에서는 보기드문 논농사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조선시대 정의현 내에는 논밭이 없어 대정현인 이곳에 논을 사서 쌀을 관아에 급용했다. 그래서 '정의논'이라는 지명도 남아 있다. 강정에는 물이 넘쳐난다. 물 한방울 나지 않는 중산간마을에서 태어나 봉천수를 마시며 자란 이들에게 강정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지역이다. 강정은 또한 갯바위 낚시와 민물낚시가 가능한 축복받은 마을이다. 이런 마을을 제주섬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다른 지역의 부러운 시선을 담고 있는 '일강정(一江汀)'이라는 이름은 결코 허명(虛名)이 아니다.

이러한 풍경과 강정의 혜택은 엄청난 양의 용천수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강정은 자연의 혜택을 혼자 독차지 하지 않고 있다. 당시 강정수원지는 하루 5만톤이 넘는 물을 서귀포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었다. 강정천을 따라 조성된 수원지를 탐사했는데 물이 명경지수(明鏡止水)였다. 가을빛이 물든 나무들이 물가에 비치며 고혹적인 빛깔과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수원지가 아니었으면 물이 흐르는 이 계곡은 유명한 피서지로 이름을 날리고도 남을 곳이다.

그 때 탐사팀은 강정을 제주의 '베니스'가 될 만한 자원과 환경을 지닌 마을로 이야기 했다. 논으로 썼던 넓은 지대는 틈틈이 소나무숲만 보일 뿐 지금은 잡초만 무성했다. 그 지대를 엄청난 양의 용천수가 콸콸 솟으며 흐르고 있었다. 이런 물줄기를 잡고 곳곳에 예쁜집과 다리를 만들고 작은 배를 타고 다니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런 몽환적 도시를 꿈꾸게 하는 마을이 바로 강정이다. 그곳에 땅 한뼘 없어도 그런 도시를 꿈 꿀 수 있는 것 만으로 즐겁고 제주의 미래가 기대된다.

이러한 기억과 꿈은 강정마을로 접어들며 휑하니 사라지고 두려움이 몰려왔다. 1년전 잠깐 스쳐갈 때는 보이지 않던 철제장벽이 해안가 전체를 감추듯 견고하게 세워져 있었다. 이들 장벽은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군당국과 이에 저항하는 마을주민을 비롯한 시민·종교단체의 첨예한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화면이며 기사다. 겨우 차량 한대가 통과될 정도의 길을 따라 아름다운 중덕해안을 바라봤을 때 갑자기 시야가 흐릿해지며 가슴이 먹먹했다.

필자는 언젠가 이 지면을 통해서 제주해군기지에 관한 글을 쓴 기억이 있다. 그 때처럼 국가가 필요하다면 제주 역시 국가방위를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이웃나라의 눈치나 보면서 안보의 기틀을 허물어서는 안된다는 믿음도 여전하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국가를 위해 어떤 지역도 하기 어려운 독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주의 가치와 잠재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제주는 세계인들의 보물섬으로 만듦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억제(抑制)효과를 수행할 수 있다. 강정마을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어있는 서귀포시의 해안절경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곳이다. 이런 곳을 해군기지로 파괴하는게 온당한가. 그래서 깊은 고민과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날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팔만대장경을 간직하고 있는 해인사가 한국전쟁 때 하마터면 아군에 의해 폭격될 뻔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조종사는 미군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전쟁이 끝난 뒤 조국의 텅빈 곳간을 먼저 걱정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군인들이 있어 오늘의 한국을 이룩하게 되었다. 강정마을에서 해인사를 떠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강문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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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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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메마씸 2011.07.26 (14:11:48)삭제
우리나라 해군기지가 들어 있는 진해만이나 평택, 동해, 인천, 목포, 부산 지역은 해안경관과 식생이 강정리에 못지 않을까 ? 백령도 사곶해안은 세계에서도 두개 밖에 없는 비행기가 이착륙이 가능한 모래사장이다. 그렇다면, 여기는 군사기지가 없을까 ? 오히려, 더 많은 철통요새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 해안 전역에 일제가 파놓은 해안진지 동굴은 무엇을 시사하는가에 대해, 필자는 고민 좀 해봤는가 ? 가보기도 힘든 내륙지역 해인사에 대해 언급하기 앞서 말이다. 결론을 정해 놓고, 갖가지 기교스런 글을 갖다 부쳐봐야, 결론은 항시 똑같다. 왜냐면, 마음가짐이 이미 그처럼 좌편향되어 있기 때문이니깐... 요즘, '붉은발말 똥게'와 '새뱅이' 타령하는 인간들 입 좀 다무니, 그나마 조금 나아졌나 싶었는데, 변방의 멍대장들의 왈왈거림들은 잦아지질 않는구나...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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