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신용카드 논란 아니면 말고식 안된다

[편집국 25시]신용카드 논란 아니면 말고식 안된다
  • 입력 : 2011. 10.20(목) 00:00
  • 문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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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논란이 뜨겁다. 정부가 갑작스레 카드 가맹점에서 1만원 이하 소액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고 나서자 이미 카드 사용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물론 중소상인들까지 실익이 의문시된다며 논란이 들끓었다. 급기야 정부가 여론에 밀려 '없던 일'로 하면서 논란이 가라앉는가 싶었다. 그런데 그동안 다른 업종보다 높은 카드수수료를 지불해온 음식점 업주들의 강력한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맞닥뜨렸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업종별 수수료율을 보면 음식점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2.6%로 주유소 1.5%, 골프장 1.5%, 대형마트 1.6%, 유통업체 1.8%에 견줘 훨씬 높다. 음식점 업주들의 주장은 골프장이나 대형마트보다 수수료율이 높은 것은 카드사의 횡포라며 1.5%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게 핵심이다. 몇 천원어치 음식을 먹고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를 내밀면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속이 탄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결국 카드사들은 며칠 전 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2~2.15%에서 1.6~1.8%까지 내리고, 중소가맹점 범위도 연매출 1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식업 업주들은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주유소나 골프장처럼 1.5% 수준으로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신용카드사는 결제 때마다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에게 건당 똑같은 수수료를 지급한다. 결제금액이 30만원이든 5000원이든 VAN 사업자에게 주는 수수료가 같으니, 소액결제일수록 원가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골프장이나 대형 유통매장은 거액결제가 많아 수수료율이 낮아도 타산이 맞지만 음식점은 매출규모도 작고 소액결제가 많아 통신망 운영비와 이자비용 등을 따지면 대형업체보다 수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카드사가 맞서는 이유다.

소액 매출이 많은 중소상인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신용카드.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선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고, 영화표를 살 때도 이미 신용카드가 보편화됐다. 그리고 중소상인들의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낮추면 손해라고 손사래를 치는 카드회사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대책은 결국 금융당국의 몫이다. 정치란 국민의 마음을 읽는 데서 출발해야 하고, 신용카드를 둘러싼 최근 혼란의 전적인 책임 역시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 때문임을 그들도 모르진 않을 테니까. <문미숙 경제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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