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7)제주시 삼도1동 ‘어미도’

[당찬 맛집을 찾아서](17)제주시 삼도1동 ‘어미도’
제철 갈치와 고등어의 진한 유혹愛 빠지다
  • 입력 : 2011. 10.22(토)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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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조림. 고등어 살이 통통 올라 10월에 먹는 맛이 연중 최고 일품이다. /사진=강희만기자

갈치국에는 호박과 배추
고등어조림엔 무 넣어 궁합
살오른 10월에 먹어야 제맛

갈치와 고등어는 사철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생선의 대표격이다. 하지만 연중 가장 맛있는 철은 10월이다. 통통하게 살쪄 기름 자르르 도는 가을 갈치와 고등어가 밥상에 오르는 날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게다가 갈치와 고등어는 풍부한 단백질은 기본이고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이 가득한 영양덩어리라 성장기 어린이서부터 기력이 떨어진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제주시 삼도1동 서사라 사거리 인근에 있는 식당 어미도(魚美島). 2004년 문을 연 식당은 이름만으로도 생선 전문점임을 알 수 있다. 바뀌는 계절따라 제철 생선으로 만든 음식을 맛보려는 미식가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한 식당의 요즘 최고 인기메뉴는 단연 갈치국과 고등어조림이다.

모든 음식을 직접 도맡아 만든다는 식당 주인 조정삼(57)씨의 재빠른 손놀림을 따라 지켜본 갈치국 만들기는 의외로 쉬웠다. 맛집을 취재하면서 언제나처럼 '집에선 왜 이 맛이 안날까?'는 물음표를 다시 던진다.

큰 냄비에 맹물을 넣어 끓을 즈음 지느러미를 제거해 적당한 크기로 토막낸 갈치와 큼직하게 썬 누런 호박, 얼갈이배추, 무채를 넣는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거의 익었다 싶을 때 고추, 다진마늘, 후추를 넣으면 담백하고 맛깊은 갈치호박국이 완성된다. 조씨는 갈치의 비린맛을 없애주고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무를 채썰어 넣는다고 했다.

"제주의 토속음식으로 오래 전부터 즐겨먹었던 갈치호박국을 이제는 관광객들도 의외로 많이 찾는다. 양념을 최소화하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 그대로를 담은 갈치국의 깊은 맛을 제대로 알아본 거다."

갈치에는 인산이 많아 알칼리 식품인 채소를 함께 곁들여먹으면 산 중화에 도움이 돼 균형잡힌 음식이 된다. 갈치국을 끓일 때 호박과 배추를 넣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미도가 자랑하는 갈치국. 미식가 세계에서도 별미로 인정받으며 최고 메뉴로 자리잡았다.

"어릴적 여름철이면 매일 냉국을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가 노란 호박을 넣어 갈치국을 끓여 밥상에 올리는 날이면 '이제 가을이 왔구나' 했다"는 조씨. 갈치가 맛있을 그 즈음부터 텃밭의 호박도 노랗게 익어가기 시작한다는 걸 그렇게 밥상에서 알아차렸다.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에는 두뇌발달과 기억력에 좋은 DHA가 다량 함유돼 세계인이 인정하는 건강식품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가을 고등어는 배 부위에 지방이 많아 맛이 일품이다.

생물 고등어를 무와 갖은 양념을 넣어 졸이는 고등어조림은 맹물이 아닌 매일 아침마다 끓여낸다는 육수를 쓴다. 커다란 냄비에 육수를 넉넉하게 넣고 토막낸 고등어와 된장·간장·물엿·마늘·고춧가루·마늘 등의 양념과 함께 육수에 들어가 익은 무를 넣어 끓인다. 고등어가 거의 익을 즈음 고추, 대파, 양파를 넣어 한소끔 끓이면 국물이 자작한 고등어 조림이 완성된다.

쌀밥 위에 양념장이 잘 밴 고등어살을 발라 얹어먹는 맛이 입안을 감동시킨다. 잘 익어 부드러운 무까지 해치우고 남은 국물은 밥에 넣어 쓱쓱 비벼먹어도 맛있다. 고등어를 조릴 때 무를 넣는 것은 무의 유황화합물이 고등어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소화효소까지 풍부하다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어미도 주인 조정삼씨가 손님 상에 올릴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단골 거래처에서 싱싱한 수산물을 공수받는다는 조씨는 "음식맛을 내는 9할 이상이 좋은 재료다. 신선한 제주산 재료를 고집하는 이유"라고 했다,

식당은 한라일보 바로 맞은편에 있다. 갈치국 8000원, 고등어조림은 둘이 먹기에 적당한 작은 것은 2만원이고 3~4명이 먹을 수 있는 큰 것은 2만5000원이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매달 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은 쉰다. 753-5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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