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8)]제2부-해양개발 현장을 가다(9)하천정비·배수개선 사업

[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8)]제2부-해양개발 현장을 가다(9)하천정비·배수개선 사업
여름철 토사 집중 유입이 해양 생태계 악화 원인
  • 입력 : 2011. 11.04(금) 00:00
  • 고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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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철 집중호우 때마다 아스팔트처럼 잘 정비된 하천과 배수로를 따라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바다로 유입되면서 흙탕물 바다가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여름 이호해수욕장 앞바다 모습. /사진=강경민기자

용연· 외도교앞 조간대에도 유용 해조류 서식 환경 악화
집중호우시 바다집중 토사유입 분산 방안 수립 필요

도내 하천정비 사업과 농경지 배수개선 사업이 제주연안 조간대 생물의 서식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매년 여름철 집중호우시 아스팔트처럼 잘 정비된 하천과 배수로를 따라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바다로 유입되면서 흙탕물 바다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 제주연안 조간대는 현재 매년 주기적으로 유입되는 흙탕물 등으로 암반에 부착된 해조류의 서식환경이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천정비사업=제주자치도는 도내 지방하천과 소하천 등 142개소 833km의 하천 중 자연재해에 취약한 310km를 대상으로 지난 2000년부터 7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해 하천정비사업을 벌였다. 올해말까지 225km를 정비하고 앞으로 하천 548.1km구간을 추가 정비할 예정이다.

하천정비사업으로 하천 주변 농경지의 침수피해는 줄어들고 있으나 하천석들이 부서지고 그동안 하천주변 지역에 분산돼 지하로 침투했던 빗물들이 흙과 함께 하천으로 유입돼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지난 2007년 한천과 병문천, 독사천, 산지천 등 4대 하천변에 한꺼번에 빗물 78만톤을 저장할 수 있는 7개 저류지 완공과 하천정비후 각 하천의 통수능력도 한천은 400㎜에서 800㎜로, 산지천은 300㎜에서 420㎜로, 병문천은 350㎜에서 490㎜로, 독사천은 350㎜에서 490㎜로 늘어나게 됐다.

7개 저류지를 통해 일부 빗물은 지하로 유입이 되고 있으나 엄청난 양의 흙탕물과 농경 활동에 쓰이는 각종 부유물질 등이 해양으로 유입되면서 제주연안 조간대가 피해를 입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포구 인근 조간대는 개발로 인해 해수의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간대 서식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병문천과 바다가 만나는 제주시 용연 주변 조간대에도 예전보다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여름철 우수 집중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외도교 앞 조간대에도 도근천과 어시천으로 흘러들어오는 빗물과 토사로 해조류 서식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집중호우시 잘 정비된 하천을 따라 토사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모습. /사진=강경민기자

▶배수개선 사업=배수개선 사업도 바다로 흙탕물과 육상오염물질의 유입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1986년부터 홍수시 농경지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까지 513억4000만원을 투자해 23개지구 배수로 123.67km를 정비했다. 이에따라 농경지 3200ha가 수혜를 입고 있다.

하지만 배수개선 사업 이후 농경지와 임야 등으로 골고루 분산돼 지하로 침투했던 빗물이 배수로를 따라 한꺼번에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집중호우시 현재처럼 한꺼번에 많은 토사와 부유물질 등이 지속적으로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방치할 경우 자연치유는 한계에 봉착해 제주 조간대 암반에 부착된 유용 해조류 등이 사라지고 이런 해양 생태계를 회복하는데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중호우시 유입된 부유토사의 영향범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함께 현재 바다로 집중되고 있는 빗물을 분산시킬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리포트/구준호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
부유토사 침강속도 연구 시급…집중호우시 연안환경 악영향


우선 부유토사는 상당한 유기물 및 영양염류를 포함하고 있다. 다량의 유기물은 수중에 있는 미생물의 활동으로 상당한 양의 산소를 소모하며 분해돼 산소 결핍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다량의 영양염류는 식물플랑크톤의 먹이원으로 사용돼 식물플랑크톤의 번무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토사 자체는 아가미를 이용해 호흡하는 생물의 아가미에 들러붙어 아가미의 기계적 마모 또는 아가미의 표면적을 감소시켜 호흡을 방해하며 물을 걸러 영양분을 섭식하는 무척추동물들의 섭식활동을 방해해 생물 폐사를 야기할 수 있다.

하천수는 해수보다 밀도가 낮아 해양에 유입되었을 경우 해수와 혼합되지 않고 해수 표층에 떠 있다 서서히 혼합된다. 다량의 토사를 포함하고 있는 하천수도 해수 표층에 분포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해양 중으로 투과되는 빛을 차단하게 된다. 이로 인해 연안역에 서식하는 해조류는 광합성할 기회를 갖지 못해 성육을 방해받을 뿐만 아니라 토사가 덮혀있는 암반 표면에는 해조류 포자가 부착하지 못하여 결국 갯녹음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심각한 연안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토사이지만 실제로 제주연안에서는 큰 피해를 입은 사례를 찾아 볼 수 없다. 이런 이유는 제주도 바다가 가지고 있는 개방해역 특성 및 해류의 영향으로 연안 천해역 표층에 부유하고 있는 부유토사를 효과적으로 외해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 부유토사의 침강속도 및 이동경로, 영향범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실시하지 못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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