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개발의 방향만큼 전국화돼 있는 주제도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모두가 제주지역개발의 방향에 대해서 한마디씩 한다. 정권은 더욱 심하다. 일 정권 일 특별법이라고 할 정도로 모든 당선자, 모든 대통령들이 제주지역개발방향에 대해 한마디씩 한다. 대통령의 말은 기존계획과 전략이 일대 수정으로 나타나 또 다른 계획과 전략이 수립되고 집행된다. 이처럼 타인들이 제주지역개발에 대해 쉽게 한마디, 한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제주지역을 사랑하는 때문일까.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것이 더 크다. 그러면 당사자인 우리는 신중하게 지역개발을 하고 있을까. 큰 차이가 없었다. 도내 시장ㆍ군수와 도지사가 바뀔 때 마다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민선, 관선 관계없이 도·시·군정이 바뀔 때마다 제주지역개발의 방향은 또 다시 도마에 올랐고 그리고 쉽게 수정됐다.
왜 이렇게 제주지역개발의 방향과 전략은 수시로 바뀌어지는 것일까. 지역개발의 역사를 보면 지역개발에 대한 정신이 아직 덜 정립됐기 때문이라 결론짓고 싶다. 거창하게 말하면 지역개발의 철학 빈곤이라고도 한다. 100년을 보라고 하지만 2~3년, 길어야 5년 내에 수정되는 국가와 지방계획에 제주지역개발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의 연속이다. 아직도 가장 기초적인 지역개발의 정신인 개발이냐 보존이냐도 정리돼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강정해군기지도 본질은 안보인데, 개발이냐 보존이냐가 중심주제가 돼 해답없는 격렬한 갈등만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는 한 제주지역개발은 근본이 없는 아이와 다름이 없는 조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늦었지만 제주지역개발의 정신에 대한 초보적이지만 논의와 관심, 논쟁이 시작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글의 제목을 소고라고 붙여 본다. 이른바 브레인스토밍의 한 줄을 시작해 본다. 이참에 본 글은 이를 주제로 어느 정도 시리즈로 계속 논의해 보고자 한다.
지역개발의 정신은 어디에서 찾아 볼 것인가. 다음과 같은 3가지 요소를 제시해 본다.
첫째는 누가 주체가 돼야 할 것인가. 누구의 정신이 중심이 돼야 하는가이다. 그렇게 닮고 싶었던 서구는 실패의 상징으로 뒤안길로 숨기가 바쁘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배움이 대상은 될 수는 있지만 중심은 될 수는 없다. 전국을 닮기에는 우리와 너무나 다른 환경이다. 따라서 제시한다면 우리의 선배들이라고 일단 해 두고 싶다. 선배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빛나는 제주가 있지 않는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해 본다.
둘째, 일반화가 돼야 한다는 점도 강력한 요건이 돼야 한다. 아무리 우리 것이라고 해도 소위 우리 이외의 사람들의 인정과 존중을 받지 못하면 그 또한 정신 또는 철학이라고 할 수 없다. 보편적인 정신과 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제주정신! 꼭 갖춰져야 할 요건이다.
셋째, 현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지역개발정신이 제주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개발정신은 항상 움직이는 동력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신만 가지면 제주지역개발은 근본 있는 개발, 근본이 있는 지역, 근본정신으로 양육된 제주 청년과 후손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는 지역개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주지역개발의 정신은 누구에게서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왜라는 대답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어려운 문제다. 지면관계 상 다음 글인 소고 2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양영철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