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원 귤림성 석부작박물관 대표가 33년전 자신이 다니던 농원에서 포즈를 취했다(왼쪽). 민 대표가 석부작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돌과 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맨 왼쪽이 민 대표).
나무·돌 사랑으로 쉼없이 달려온 인생제주다운 박물관 위해 지금도 고심 중
20동의 통나무 펜션과 석부작박물관을 갖춘 체험형 숙박시설 귤림성의 '성주' 민명원 대표(65·서귀포시 관광협의회장)는 관광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성공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의 굴곡진 인생사와 성공담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다이나믹하지만, 늘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그의 오래된 사진이 궁금했다.
사진은 쉽게 고를 수 없었다. 어린 시절에는 가난 때문에, 청년기에는 일에 미쳐 사진을 제대로 찍을 틈이 없었다고 했다. 그 속에 나무와 돌을 배경으로 삼은 사진 한장에 눈길이 갔다. 맨 몸으로 제주살이를 시작해 돌과 나무에 인생을 걸었던 그가 청년시절에 찍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33년전으로 회상되는 사진 속 배경은 그가 일군 귤림성이 아니지만 당시 그가 다녔던 한 농원이었다. 나무와 돌을 뒤로 서귀포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당시 제주의 오묘한 돌과 나무는 그에게 보물과 같았다. 추자도에서 태어난 그는 두살 때 인천으로 떠났다가 젊은 날 무일푼으로 제주에 정착해 제주의 돌과 나무에 대한 사랑을 품게 된다. 그런 그가 1987년 비로소 자기 땅을 마련하게 된다.
▲민명원 대표
"그 사진은 결혼 직후 다녔던 농원에서 찍은 사진으로 기억합니다. 이곳저곳 농원에서 일했는데 그 경험이 귤림성을 이루는 원동력이 된 셈이죠. 정신없이 일만 하느라 가족들에게는 잘 해주지 못했어요. 여러가지 힘든 일을 모두 묵묵히 이겨내준 아내는 '날개없는 천사'였습니다." 그가 맨몸으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내 양자생(54)씨의 희생이 있었다.
그는 쉼없이 달려왔다. 1996년 관광농원을 착공해 1997년 '서귀포귤림성'으로 개원했고 잇따라 체험학습장과 농원을 넓혔다. 2001년에는 도내 최대규모의 석부작 테마공원의 문을 연다. 2002년에는 신지식인에 선정되고 관광기업대상, 기업가대상도 수상했다. 지난 2007년에는 석부작박물관으로 등록됐다.
"박물관 등록 신청 후 처음 반려됐을때 '제주다운 박물관이 제주에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석부작과 잘 어우러진 나무와 야생초로 3~5월에는 낙원으로 변하는 곳이라고 자랑한다.
그의 청년시절은 나무와 돌이 전부였다. 1만여평의 대지에 테마공원과 석부작 박물관까지 조성된 지금까지 도전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나무와 돌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그는 제주선인들이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거친 땅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왔듯이 석부작도 현무암에 풍란과 천여종의 야생화를 이용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고 강조한다. 그의 생명력이 그렇듯이. "어린 시절 옆집 친구가 가장 부러웠어요. 친구가 자기집 앞마당에 심어진 감나무에서 감을 따먹는데 그것이 어찌나 부럽던지, 과일나무가 많이 심어진 그림같은 집, 그때부터 그 꿈을 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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