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6)가슴 아픈 이야기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6)가슴 아픈 이야기
가슴 중앙부위 통증·불쾌감 "혹시 심장병?"
  • 입력 : 2012. 02.03(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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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협심증 등 의심을
숨차고, 아침 일어나면 붓고
늦게 발견되면 치명적 후회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예, 가슴이 아파서요".

병원을 찾은 환자와 의사가 나누는 대화 내용이다.

간혹 심장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환자들은 심장이 아프다는 느낌 속에서 어느 정도 생명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신중한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심장병에 대해 제주대학교 병원 흉부외과 이석재 교수의 자문을 통해 보다 자세히 알아 본다.

▲심장병이라고 불리는 심혈관계 질환은 대부분 가슴통증을 동반한다. 성인의 경우 가슴의 통증이 나타나게 되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다. 심장병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의 방법 등이 달라지지만 늦게 발견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림=강지윤, 사진=한라일보DB

그렇다면 정말 심장이 아플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은 통증이다"라는 관념을 갖고 있다. 물론 많은 질병들이 통증을 주 증상으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특히 심장병은 심장 부위의 통증보다는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슴 중앙 부위의 통증, 혹은 불쾌감을 심장이 아프다고 표현한다. 아울러 자신이 심장병이라 지레 짐작해 불안감이나 심지어 좌절에 빠지는 환자를 볼 수 있다는게 이석재 교수의 얘기다.

▲이석재 교수

이 교수는 그러면서 "이런 환자에게는 자세한 문진을 통해 우선 심장병인지 아닌지를 감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가슴 중앙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은 심장병보다는 다른 질병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도염이나 위염, 기관지염, 혹은 그 외 흉벽이나 종격동의 질환 등을 꼽았다.

심장병이라고 통칭되는 심 혈관계 질환은 어떤 증상들을 나타내는지 알아 보자.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물론 가슴의 통증이라 할 수 있다. 가슴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우선 성인들에 있어서 심근 경색이나 협심증을 의심할 수 있다.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는 이 질병은 심장 근육에 허혈성 통증을 수반하게 된다. 실제로 환자들은 가슴 부위의 통증이나 그와 함께 나타나는 왼쪽 팔과 어깨의 통증 등을 호소하게 되는데 후자의 통증만 따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 통증은 죄어오는 듯 하거나 무거운 것에 눌리는 듯한 것이 보통이다. 간혹 소화불량의 증상과 같이 속이 더부룩한 정도의 증세로 표현되기도 한다.

가슴의 통증을 유발하는 심혈관계 질환 중에 흔치는 않지만 치명적인 것으로 대동맥 박리라는 것이 있다. 심장에서 직접 나오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동맥인 대동맥이 갈라지는 것으로 가슴 혹은 등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그 이외의 심장병들은 어떤 증상이 있을까. 크게 분류해 보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심부전에 의한 증상인 부정맥과 청색증 등이다. 청색증은 선천성 심기형의 일부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로 입술이 파란 것을 느끼게 된다. 어린이들의 심장병을 대변하는 증상으로 인식돼 있으나 모든 선천성 심 질환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또 어른에게서도 질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 우리 몸의 피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심장병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며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청색증이 오래될 경우 손가락의 끝이 두꺼워지는 '곤봉지'의 현상이 보일 수 있다.

부정맥이란 심장이 불규칙한 박동을 보이는 것으로 환자들은 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거나 답답하다는 증상을 호소한다. 간혹 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직접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심부전에 의한 증상들이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가장 주된 증상이다. 남들보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보면 눈두덩이나 얼굴이 부어있다거나 하는 것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심장병의 이러한 증상들은 극심한 가슴의 통증같이 환자들이 불안해 하며 즉시 병원을 찾을 만한 것도 있다. 그러나 단지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증상들이 더 많다. 이런 이유로 인해 혹시 진짜 심장병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등의 이유로 심장병은 의외로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수가 있다. 심장병은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의 방법은 물론 예후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어 늦게 발견되면 자칫 환자에게 치명적인 후회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제주에서는 심장병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았고, 또 심장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이 많지 않아 환자들이 의료 혜택에 쉽게 접하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심장병 전문의와 치료역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손색없는 수준으로 발전됐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석재 교수는 "대부분의 가슴 통증이 별것 아니라고 해 맘 놓고 있는 것은 좀 곤란하다. 앞서 언급한바 같이 간혹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서 "치료 시기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가슴이 아프면 미루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해 아프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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