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변화의 바람

[편집국 25시]변화의 바람
  • 입력 : 2012. 02.07(화) 00:00
  • 문기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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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의 화두는 변화다. 지난해부터 추진됐던 야권통합의 결과로 민주당을 비롯한 정당·시민단체의 통합단체인 민주통합당이 출범했다. 여당의 변화 움직임도 만만찮다. 최근 각종 사건으로 위기를 느낀 여당은 지난 2일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변화를 천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시원찮다. 통합을 외치며 힘차게 출발한 민주통합당은 공천위 구성부터 삐거덕거리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당명변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 새누리당 역시 각종 논란을 일으켰던 수도권 및 제주 출신 전직 의원들의 복당 움직임 등 체질 개선과는 배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 정치권의 변화 못지않게 제주도내 정치권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내놓는 출사표에서 '변화'라는 단어는 단골손님이 됐으며, 제주도는 7대경관 선정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제주 브랜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 3일 도내 한 언론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에 있어서도 여론의 반응은 탐탁하지 않다. '변화'를 내세워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에게는 "정치인들의 등장이 잦아지고 그들의 입에서 '변화'가 나오는 것을 보니 이제 선거철이 다가왔구나"하는 반응이며, 제주도정의 새 브랜드 개발에 있어선 "전임 도정 시절 용역과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만들어진 브랜드가 도입된지 3년도 안됐는데 또 바뀌냐"는 반응이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들은 그 취지에 있어 분명 긍정적이다. 이처럼 긍정적 취지의 움직임에 여론이 시원찮은 것은 학습이론에 기인한다. 변화를 내세워 시도했던 당명변화, 변화를 외치며 당선된 국회의원, 새로운 아이덴티티(Identity)를 주장하며 만들어진 브랜드. 여론은 이러한 '변화없는 변화'의 반복에서 '변화'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 학습을 하게 된 것이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에 변화의 움직임에 대해서 만큼은 긍정적으로 얘기하고 싶다. 기자의 이러한 생각이 계속돼 여론 역시 기존의 학습에 대한 재확인이 아닌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게 변화의 바람(風) 속에서 생각하는 기자의 작은 바람이다. <문기혁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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