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8)목이 아프고 팔이 저려요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8)목이 아프고 팔이 저려요
온 종일 컴퓨터·스마트폰 사용 목디스크 불러
  • 입력 : 2012. 02.24(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과거 목디스크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장시간 컴퓨터 사용 등 생활습관의 변화로 발병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디스크 안쪽 부분인 수핵이 섬유륜(디스크 바깥 부분)을 뚫고 나와 척수나 척수신경을 눌러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상태를 디스크(수핵탈출증)라고 부른다.

퇴행성 질환 발병연령 낮춰
탈출 수핵이 척수신경 압박
先 보존적 치료·2차는 수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06년부터 해마다 발표하고 있는 주요 수술통계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에서 일반척추수술을 받은 사람은 15만 5000명(인구 10만명당 307명)으로 2006년 9만명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 주변에서도 디스크수술을 받은 사람 한 두명 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척추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창섭 교수의 자문으로 척추질환중 목디스크에 대해 알아본다.

▲이창섭 교수

목디스크는 퇴행성 질환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어 온 여러 힘든 일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이러한 흔적들이 세월을 따라 몸에 고스란히 쌓이게 되면 젊은 시절의 탄력있던 디스크가 점차 탄력을 잃고 디스크 본연의 역할인 '쿠션' 역할을 못하게 된다. 때문에 조그마한 계기만 있어도 수핵(디스크 안쪽 부분)이 섬유륜(디스크 바깥 부분)을 뚫고 나오게 된다. 이렇게 탈출된 수핵이 척수나 척수신경을 눌러 여러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상태가 '디스크'(수핵탈출증)라고 부르는 질환이다.

모든 퇴행성 질환이 그렇듯 목디스크 역시 나이가 들면 발생한다. 그러나 디스크 발병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청소년들이 책상에 장시간 앉아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는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최근에는 스마트폰까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 전까지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하는 자세를 하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편하지 않은 자세가 조금씩 경추(목뼈) 건강을 좀 먹으며 퇴행성 질환의 발병연령을 점차 낮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활환경의 영향 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도 발병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경추에 발생하는 질환인데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목디스크는 후종인대 골화증 만큼이나 유전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부모가 목디스크면 자녀들도 목디스크에 걸릴 것이라고 너무 앞서가지 말라고 이 교수는 충고했다. 유전보다는 환경의 영향이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자기공명영상에 보이는 목디스크의 모습. 제5/6번 경추 사이에서 탈출한 디스크가 척수를 압박하고 있다(좌측). 정상 부위에는 척수(원안의 회색 덩어리)와 주위의 완충지대(척수 주위의 흰 부위)가 잘 보인다(우측 위). 그러나 디스크가 탈출한 부위(화살표)에는 척수와 완충지대가 함께 눌려 있다(우측 아래) /사진=제주대병원 제공

▲수술을 통해 디스크를 모두 제거하고 대용물질을 삽입한 후의 모습. /사진=제주대병원 제공

탈출된 수핵이 좌우 한 쪽으로 치우쳐 척수신경(말초신경)을 압박하면 아프고, 저리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는 목디스크가 발생한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경추5/6번 우측에 디스크가 있으면 오른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고, 경추3/4번 좌측에 디스크가 있으면 뒷 목과 왼쪽 어깨죽지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탈출된 수핵이 중앙에 가깝게 위치해 척수(중추신경)를 압박하면 좌우 한 쪽이 아니라 양측 손이 모두 저리고 힘이 빠지며, 심하면 다리에도 증상이 발생해 보행이 불안정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척수에 변성이 일어나고 결국 신경이 죽고 척수가 가늘어져 치료를 받더라도 증상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뒷 목이 아프고 팔이 저려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한 결과 목디스크 판정을 받았더라도 우선 진통제와 근이완제를 포함한 약물치료 및 통증완화를 위한 물리치료, 휴식 등의 보존적 요법을 충분히 해야 한다.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국소신경차단술 등의 주사치료를 추가할 수도 있다. 보존적 치료를 한다고 해서 탈출된 수핵이 다시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통증을 완화시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몸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단 자기공명영상검사 결과 척수변성이 확인됐다면 수술을 주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의견이다. 또 2~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했더라도 계속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수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널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전방경유 수핵제거술 및 경추간유합술'이다. 목 앞쪽을 절개하고 들어가 병이 발생한 디스크를 전부 제거한 후에 디스크 대용물질을 그 자리에 삽입해 위 아래 경추를 한 덩어리로 움직이도록 붙여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재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때에 따라서는 내시경을 이용해 목의 앞 또는 뒤에서 탈출한 수핵만 일부 제거하고 수술을 마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든 목디스크 환자를 이렇게 치료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49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