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사유재산에 대한 사유(思惟)

[월요논단]사유재산에 대한 사유(思惟)
  • 입력 : 2012. 05.14(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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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업이 신청한 제주지하수 취수량 증산과 건축규제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조례안 개정을 놓고 제주도의회에 관심이 쏠린다. 하루 100톤에서 200톤으로 취수량을 늘리려는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신청은 지난달 24일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에서 통과되고 제주도의회 의결만 남겨놓은 상태다. 사기업에 대한 지하수 증산 허가를 놓고 환경단체들은 제주도가 지하수 공수화 원칙을 포기하고,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대기업에 팔아먹으려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은 자연녹지지역내 공동주택 층수를 기존 4층에서 3층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 개정 조례안이 상임위에서 통과되고도 도의회 본회의에서는 부결되는 일도 있었다. 이를 놓고 건설관련 단체 뿐 아니라 이해관계가 있는 언론사까지 도의회를 상대로 영향력을 미쳤다는 주장과 함께 도의회가 로비에 휘둘렸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현안을 놓고 벌어지는 찬반 주장과 의견은 다양하나 밑바탕에는 사유재산권에 대한 인식차이가 자리한다. 건물 층수를 제한하거나 지하수 취수량 규제가 자유주의 시장 경제체제내에서 보장해야 할 사유재산권과 기업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주장이 한편을 차지한다면 공공이익을 위해서는 공공재인 지하수 보존이나 토지에 대한 난개발 방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토지거래 규제와 고소득자에 대한 누진세, 기업형 대형매장 영업제한 등을 놓고 벌어지는 찬반논란도 사유재산에 대한 인식차이로 이어진다.

인류가 경제활동을 시작한 후 사유재산을 놓고 갈등과 대립은 늘 있어왔으나 지금처럼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은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다. 영토내 모든 소유권이 왕에게 있던 봉건시대를 지나 자본주의 시대로 들어선 후 경제활동에 따른 사적 축적이 가능하고 사유재산에 대한 인식과 권리가 강화됐다.

사유재산에 대한 자본주의적 인식전환은 애덤 스미스가 경제발전 원인을 공공의 선을 추구하려는 목적이 아닌 개인이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으로 사적 소유 욕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사적 재산 보호를 국가 책임으로 인식시킨 것이 전환점이 됐다.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이던 마르크스는 사유재산 제도를 노동착취 근본으로 규정하고 사회주의를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신자유주의에 따른 자본주의 경제가 주류를 이루면서 사유재산에 대한 인식과 권리는 크게 강화됐다. 개인이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이른바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무엇을 하든 무슨 문제냐'는 생각이 우리사회에 널리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소유권에 대한 강화는 소유와 이용에 있어 분리와 배제를 낳고 이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는 현실적 문제를 낳고 있다. 사적소유가 모든 이의 건전한 노동의욕을 높여 모두를 풍요롭게 한다는 애덤 스미스 주장과는 달리 땅을 비롯한 재화의 불평등 소유구조를 낳고 이로 인한 비인간적 고통과 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비용발생이라는 어두운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하는 자본주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도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으며 재산권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사유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두고 있다.

물이든 땅이든 인간다운 생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들조차 끝없는 사유화로 치닫는다면 우리의 행복을 기업의 아량에 기대야 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김효철 (사)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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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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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제주도민 2012.05.16 (09:36:49)삭제
무척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취수량을 늘려도 지하수위가 변동하지 않는다고 사기업에 마냔 퍼줘도 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지요.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평소 제주에 과연 진정한 애정을 갖고 있는지 말입니다. 취수량 증산과 동떨어져 제주에서 많은 이윤을 챙기면서 제주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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