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춘 칼럼]'권불십년 화무십일홍'

[김계춘 칼럼]'권불십년 화무십일홍'
  • 입력 : 2012. 06.05(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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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시킨 진시황의 진(秦) 제국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진나라 제31대 왕 영정(政)은 천하를 제패한 후 스스로 '덕은 삼황(三皇)보다 낫고 공적은 오제(五帝)보다 높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왕의 칭호를 황제(皇帝)로 바꾸고 자신은 첫 번째 황제이므로 '시황제(始皇帝)'라 칭했다. 또 아들을 이세황제, 그 다음을 삼세황제로 부르도록 했다.

승상인 이사(李斯)에게 명하여 천하의 명옥으로 알려진 화씨지벽으로 옥새(玉璽)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옥새에는 '수명우천 기수영창(受命于天 旣壽永昌·하늘에서 명을 받아 영원히 번창한다)'이란 글을 새겨 영화(榮華)가 자자손손 만년까지 이어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토록 기세 등등하던 진 왕조는 이세황제인 호해(胡亥)에 이르러 2대 15년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진시황이 죽은지 불과 4년 후의 일이다.

근래 들어 우리 사회에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 새삼 회자(膾會)되고 있다. 마치 밥상에 오른 '회와 구운 고기'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자리잡고 있다.

최시중·박영준씨는 '대통령의 멘토'와 '왕차관'이라 불릴 만큼 MB정권의 실세 중 실세(實勢)였다. 그 수식어에 걸맞게 두 사람은 한때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 온갖 호사를 누렸다. 각종 이권(利權)은 물론 포스코 등의 인사까지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론 권력투쟁이란 소용돌이에도 휘말렸지만 용케 살아나 화려하게 변신하곤 했다.

꼬리가 길면 결국 잡히는 법. 아니 꼬리가 길었다기 보다는 자신들은 권력의 '임기말 현상'에 갇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제 두 사람은 제반 비리에 연루된 것이 드러나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들의 몰락은 과거 정권 실세들의 말로(末路)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

돌고 도는 역사라서 그런가. 지난 수십년간의 우리 정치사를 보면 새로 출범하는 정권(政權)은 한결같이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등을 다짐했지만 임기말이 되면 그 어느 정권 예외없이 고개를 숙이고 '속죄의 길'을 걸었다. 왜 똑같은 오욕(汚辱)의 역사를 되풀이 하는지 정녕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최근 제주사회에서도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김태환 전 도지사의 음주운전사고 입건이 바로 그것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7일 정차중인 트럭과 추돌한 후 현장을 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는 제주대학교 개교 60주년 일환으로 열린 '자랑스러운 3대(代) 동문가족' 행사에 총동창회장 자격으로 참석하고 귀가하던 길에 벌어졌다.

이유야 어떻든 지역의 최고 지도층이 대낮에 음주운전을 하고 사고까지 낸 것은 엄연한 잘못이고 조사결과에 따라 응당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로 인해 김 전 지사 개인의 명예는 물론 제주사회의 위상도 크게 실추됐다. 이 와중에서 필자는 '죄'에 대한 미움보다는 '자연인'으로서의 김 전 지사의 모습에 씁쓸함과 자괴심을 느꼈다. 그 행사장엔 대학 및 동창회 관계자들도 여럿 있었을 터인데도 결국 '외면'한 꼴이 됐다. '권력무상 인생무상'이 아닐 수 없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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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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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제주미래 2012.06.06 (16:23:24)삭제
정치꾼과 전형적인 행정가스타일, 패거리집단(자기사람들을 심는)이 있는 사람과 없는사람이 차이 권의의식이 있는사람과 없는사람의 차이 가면을 쓴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 제주미래를 위해 도민들이 우선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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