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10년 세계의 보물섬으로]

[트리플크라운10년 세계의 보물섬으로]
세계자연유산 등재 5년/보존·활용 후속대책 IUCN '5대 권고사항' 이행중
  • 입력 : 2012. 06.27(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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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5년이 지난 가운데 외국인관광객 등 세계자연유산지구를 찾는 탐방객의 발길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유산지구 내 마을발전 등은 더딘 상황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마을발전사업에 지원된 예산은 겨우 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진은 거문오름 정상부를 찾은 탐방객들. /사진=한라일보 DB

사유지 매입 순조… 친환경농업 등 소득사업 부진
마을발전 7억 지원 그쳐 더 이상 미룰수 없는 현안
보존·교육·홍보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서둘러야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의 환경보전은 물론 도민적 자긍심, 국제 인지도, 관광, 수출, 투자유치 등 경제적 효과 등에서도 제주사회에 일대 전환기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사에 길이 남을 쾌거이자 사건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등재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도의 10년치 예산을 쓰는 것보다 국제적 홍보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탐방객 증가=성산일출봉 탐방객수가 지난해 245만5000여명으로, 단일 관광지로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는 등 세계자연유산지구 탐방객 증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산지구 총 탐방객수는 2006년 225만2000여명에서 2011년에는 440만1000여명으로 95.4%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탐방객수는 2006년 22만8000여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90만7000여명에 달했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5월말 현재 유산지구 탐방객은 213만4000여명, 외국인은 42만3000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7%, 96% 늘었다.

▶보존·관리 토대=제주 세계자연유산의 후속대책은 우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5대 권고사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IUCN의 5대 권고사항은 핵심지역 사유지 매입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농업활동 및 상행위 규제, 생물성다양성 조사 및 추가 학술조사 등에 관한 내용이다.

제주자치도는 올해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3관왕 통합관리를 위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이를 근거로 유네스코 등록유산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2010년 2월에는 전국 최초로 동굴 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유산지구 사유지 매입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매입대상 363필지, 344만3000㎡ 가운데 182필지, 222만3000여㎡를 매입하는 등 64%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탐방객이 몰리는 성산일출봉에는 정상부 지층 보호와 원활한 탐방을 위해 데크시설을 완료했으며, 올해 탐방객 분산을 위한 옛길 복원사업이 이뤄진다.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사회에 일대 전환기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념행사. /사진=한라일보 DB

▶탐방 인프라=세계유산지구 탐방 인프라도 매년 확충되고 있다. 2008년 4월 한라산 어리목에 탐방안내소가 신축 개관된 데 이어 오는 8월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가 개관한다. 세계자연유산센터는 조천읍 선흘2리 거문오름 지구에 지하 1층, 지상 1층, 건축면적 6707㎡, 연면적 7335㎡ 규모로 상설·기획 전시실과 영상체험관이 갖춰진다. 이 사업에는 국비 89억6000만원과 지방비 209억원 등 298억6700여만원이 투입됐다.

자연유산 보유국들은 자국 유산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양한 홍보·교육활동을 벌이기 위해 국제적 규모의 자연유산센터를 조성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우리 정부 또한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관리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을 총괄하는 핵심 센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 센터는 오는 9월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 때 각국의 전문가들이 탐방하게 된다.

정부는 사유지 매입과 세계유산센터 건립 등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관리와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626억원을 지원해오고 있다.

▶생태탐방 모델=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등재 1년을 맞은 2008년 첫 선을 보였다. 사전 예약제 등 제주에 새로운 트레킹문화를 선도해온 세계유산지구 대표적 탐방프로그램으로, 도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거문오름은 2010년 환경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선정한 한국형 생태관광 모델 10선에 뽑히기도 했다. 5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다음달 8일 한달간의 일정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CNN은 성산일출봉 등 제주 5곳을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선정했다.

제주자치도는 현재 유네스코 3관왕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제주 생태관광 기본·실시계획 용역을 추진 중이다.

▶남겨진 과제들=당면 현안은 8월 개관 예정인 세계자연유산센터의 효율적 운영이다.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을 통째로 센터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에 있는데, 전시 코디네이터와 트리플크라운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위한 학술조사·교육·홍보 등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우선 시급한 과제다.

유산지구의 핵심지역 사유지 매입후 활용방안도 지지부진하다. 친환경농업을 유도해 유산지구 주민의 소득을 높이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발전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현안이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마을발전사업에 지원된 예산은 7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지킴이 활동, 해외 벤치마킹, 한마음대회 등 소득사업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집중화되는 탐방객 분산대책도 요구된다. 성산일출봉 주차장은 주차시설이 비좁고 유산지구 내에 있어 이용차량 증가에 따른 매연, 진동 등에 의한 자연유산 훼손이 우려된다. 주차장 이설사업에는 모두 500여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유수면 내에 교량형 주차장을 짓기 때문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정부의 지원 여부가 관건이다.

/특별취재팀= 강시영·고대로·강경민·이효형기자

제주, 이번엔 세계복합유산에 도전
문화·자연·복합 '빅3' 유네스코 최대 히트작
국내 문화유산 9건·자연유산은 제주가 처음

세계유산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 등 뚜렷한 형태를 갖고 있는 유형의 유산을 일컫는다. 복합유산은 뒤늦게 등재되기 시작한 것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가치를 모두 갖춘 곳에 한해 지위를 인정받는다.

인류문명과 자연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인 세계유산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이를 후손에게 전수해야 할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 유산이다.

제주자치도는 자연유산에 이어 세계복합유산에 도전한다. 전 세계 유산 목록에는 문화유산 725점, 자연유산 183점, 복합유산은 28점이 올라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9점과 자연유산은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일하다.

복합유산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등재된 지역이 없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태산, 황산 등 4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리산과 DMZ 등이 복합유산을 추진 중인데 아직까지는 용역과 내부 검토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복합유산은 전 세계적으로 28곳만 등재됐을 정도로 타 유산에 비해 등재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가 세계복합유산에 등재될 경우 기존 자연유산과 더불어 제주 섬문화의 가치를 전 인류적인 관점에서 대대로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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