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서귀포시 영천동 '명상숲길'

길 路 떠나다…서귀포시 영천동 '명상숲길'
돈내코 계곡 흐르는 물과 친구삼아 호젓하게 걷는 길
  • 입력 : 2012. 08.24(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나는 항상 젊은 사람들의 실패를 흥미롭게 바라본다. 젊은 시절의 실패는 곧 성공의 토대가 된다. 실패를 보고 물러섰던가? 다시 일어섰던가? 젊은 사람 앞에는 이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이 순간에 성공은 결정되는 것이다."(몰트케)

"'감사하기'는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확실한 방법이다. 하루 한번 감사하는 습관은 부가 당신에게 흘러갈 통로로 작용한다."(윌러스 워틀스)

청량한 숲에서 뿜어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폐 기능이 강화된다. 이뿐인가, 숲을 찾으면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 때문에 숲길을 찾는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선지 요즘 '뜨는' 숲길에 가면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사색을 방해받기도 한다. 이쯤되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는' 숲길에 가고 싶어질때가 있다.


특성화사업으로 시작…예산 등 부족 아직 미완성
숲길에 조성된 명언·명구 읽으며 자아성찰시간


그런 숲길이 서귀포시 영천동에 있다. 서귀포산업과학고 남쪽 인근에 보면 소박한 '명상숲길'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왜 '명상숲길'인지 걸어보기로 했다. 이곳은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나를 느껴보고 자연과 하나되어 보고 잠간 멈춤을 통해 비움을 느껴볼 수 있는 길이다. 방해없이 호젓하게 나홀로 거닐 수 있는 길이다. 또 계곡을 끼고 있어 짧은 구간을 걸으면서도 천천히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것도 좋다. 재피나무, 이질풀 뿐 아니라 다양한 나무들이 아치를 이루고 있다.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숲길은 가파르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숲길이었다. 조금 걷는게 더딜 무렵이면 만나는 흐르는물과 돌로 낮은 담을 쌓은 잣성이 눈에 띈다. 조금 더 발길을 내어놓으면 명사들의 명언을 담은 야트막한 안내판들이 있다. 잠시 앉아 찬찬히 읽다보면 고뇌와 고민에 대한 해결점이 조금씩 보이기도 한다. 누구든 가슴에 꽂히는 명언이 있기 마련이니까.

명상숲길은 돈내코 계곡 옆으로 천천히 걸으며 나를 느껴보고 자연과 하나되어 보고 잠간 멈춤을 통해 비움을 느껴볼 수 있는 길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길에 명사들의 명언을 담아 야트막한 안내판을 설치, 고뇌와 고민에 대한 해결점을 찾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명상숲길'은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돈내코 계곡과 친구삼아 걷는 길이다. 한란자생지로 울창한 산림으로 이루어졌다. 걸어가면서 잠시 좋은 글을 감상하고 명상도 해볼 수 있는 길이다. 숲길을 걸어나오면 반대편 도로에 '영천관'은 조선세조 540여년전 대정현과 정의현 100여리 길 중간 지점에 위치해 목마장을 관리하고 지역을 관장했던 곳이다. 고려시대 '영천사지' 등 이 영천악에 그 흔적이 남아있어 역사적 아쉬움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이 길은 '미완성'의 길이다. '명상숲길'은 돈내코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야영장, 가족 또는 친구들이 함께 걸으면서 명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2009년부터 조성됐다. 영천동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돈내코에 관광객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을 조성해보자는 뜻을 모았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완공되지 못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특성화 사업으로 '영천9경'을 선정하면서 이 숲길을 조성했다. '영천9경'은 영천동의 아홉가지 아름다움과 볼거리를 묶은 것. 명상숲길 입구 건너편에는 영천악, 영천관, 예기소 등에 대한 안내판도 있다. 돈내코 관광지 주변 명상숲길 조성계획은 처음에는 돈내코야영장~한란자생지~영천악~칡오름 구간 2km로 이어질 계획이었지만, 예산확보가 어려운데다 문화재지구로 묶여있어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700m 정도만 조성됐다.

오경용 영천동주민자치위원장은 "냇가를 끼고 있어 빨리 걸을 수 없고 짧은 구간을 걸으면서도 자기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에서 '명상숲길'로 이름을 정했다"며 "처음 계획대로 조성된 것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07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