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 몸 속의 '시한폭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 몸 속의 '시한폭탄'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30)대동맥류
  • 입력 : 2012. 08.3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김수완 교수

정상보다 대동맥 1.5배 늘어나
고혈압 환자 중심으로 주로 발병
대부분 무증상… 빠른치료 필요

대동맥은 심장에서 분출되는 동맥 피를 온몸으로 보내는 통로다. 대동맥 벽은 신축성이 있어 심장이 혈액을 분출할 때 늘어나고, 분출이 끝나면 다시 오그라든다. 대동맥은 위치에 따라 상행 흉부대동맥, 대동맥궁, 하행 흉부대동맥, 복부대동맥으로 구분한다.

대동맥류는 혈관벽이 부풀어 돌기나 풍선 형태로 변형되는 질병을 일컫는다. 제주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김수완 교수의 자문을 통해 대동맥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1. 평소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평범한 65세 A씨. 이제껏 병원 한 번 가본적 없다고 큰 소리치며 건강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10년 전에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었고, 약은 먹지 않고 있었다. 일상적인 아침 7시경. 갑자기 가슴 한복판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면서 식은 땀이 비오듯 했다.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등으로 이어지더니 칼로 등을 위에서 아래로 후벼파는 듯한 통증으로 진행됐다.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119를 통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대동맥류' 라는 진단을 받고, 대동맥이 터지기 직전이라고 해 흉부외과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급성 대동맥 박리증이란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서 대동맥 벽에 분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동맥벽을 타고 불필요한 혈류가 발생하면서 중요 내장 기관에 허혈을 일으키거나 대동맥 파열로 진행해 환자가 사망하게 되는 병이다.



#2. 물질하는 75세 할머니는 물질로 다져진 본인의 건강은 자녀들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있다. 팔다리가 쑤셔서 가끔 물리치료를 받기는 하지만, 식사도 잘하고 잠도 잘 자고, 남들은 60세같다고들 한다. 그날도 식사하고 텔레비전 보다가 잠을 청하기 위해 누웠다. 우연히 배를 쳐다보니 배꼽 근처가 볼록 나와 있었다. 만져보니 주먹만한 덩어리가 팔딱팔딱 뛰고 있는 게 느껴졌다. 말랑말랑하고 왔다갔다 하고, 세게 누르면 약간 아팠다. 5년 전에는 달걀 정도로 만져지던 게 많이 커졌다. 암인가? 뭔지 몰라도 걱정이 돼 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다. 흉부외과에서 CT를 찍었고, 8㎝나 되는 복부 대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한쪽 사타구니에 국소마취를 통해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2시간 만에 치료가 끝났다.

Q=대동맥류는 어떤 병인가?

A=대동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정상 부위보다 1.5배 정도로 커져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횡격막을 기준으로 흉부대동맥류와 복부대동맥류로 구분한다.

Q=대동맥류는 왜 생기나?

A=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결체조직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서도 유전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한 대동맥 감염시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Q=대동맥류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

A=대부분 무증상이기 때문에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수가 많다. 단순 X-선에서도 발견되기도 하고 복부초음파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하지만 혈관 CT를 촬영하면 확진할 수 있다.

Q=대동맥류는 가만 두면 안되나?

A=대동맥류를 방치하게 되면 대동맥이 점점 커지면서 대동맥벽이 얇아지게 된다. 얇아진 대동맥벽이 터지면 급사하게 된다. 또 대동맥류 안에서 혈류가 일정치 않기 때문에 장기나 하지로의 허혈이 생길 수 있고, 혈전을 형성해 뇌경색이나 하지 동맥 폐쇄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Q=대동맥류는 언제 치료하나?

A=대동맥류 파열의 위험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흉부대동맥류는 직경이 6㎝ 이상에서, 복부대동맥류는 직경이 5㎝ 이상에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밖에도 1년에 1㎝ 이상 급격히 늘어나거나, 흉통이나 복통, 뇌경색, 하지 혈전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통증의 발생은 대동맥류의 파열이 임박했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즉각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Q= 대동맥류는 어떻게 치료하나?

A=수술적 방법으로는 개흉이나 개복술을 통해 대동맥류 부위를 잘라내고 인조혈관으로 대치하는 방법이 있다. 고난도의 수술 기법이 필요하고 합병증과 사망률이 다소 높다. 반면 양측 사타구니에서 만져지는 대퇴동맥을 통해 대동맥류 안쪽에 인조혈관망을 삽입하는 시술로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환자 상태마다 다르지만 최근에는 복부대동맥류는 수술 보다는 시술을 더욱 권장하고 있다.

Q= 대동맥류 치료 후에는 어떤가?

A=치료 후 합병증 없이 회복되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인조혈관 내부로 혈전이 발생할 수 있어 처음 6개월간은 항혈소판 제제를 병용해 사용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아스피린 단독 요법으로 평생 복용을 하면 반영구적으로 인조혈관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고혈압과 같은 기저질환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04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