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36)말초혈관 질환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36)말초혈관 질환
쉴땐 괜찮은데 걷거나 운동하면 다리에 통증이…
  • 입력 : 2012. 10.12(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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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을 따라 지방 침착물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져 흐르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게 되는 동맥경화는 다리 동맥에도 나타날 수 있다. 말초혈관 질환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운동시 엉덩이와 다리에 통증이 오고 휴식시 호전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증상으로 말초혈관 질환이 의심된다면 먼저 순환기 내과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동맥경화 온몸 혈관에 나타나
척추관협착증과 유사한 증상
흡연자 단골질환… 금연 필수

▲최준혁 교수

75세 남성 C씨는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흡연을 하는 사람이었다. 평소 걸으면 다리가 아팠었는데 최근 휴식할때 좌측 다리의 지속되는 심한 통증으로 정형외과에 입원했고 척추관 협착증으로 수술을 해야 되는 상황에 놓였다. 수술 전 순환기 내과에서 진찰도 있었다. 진찰결과 좌측 다리가 창백하고 차가웠으며 동맥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리 통증의 원인이 척추관 협착증뿐만 아니라 말초 동맥 질환으로 판단됐다. 의료진은 혈관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하고 다리 혈관 컴퓨터 단층 촬영을 시행했다. 병변을 확인한 다음 다리 혈관의 좁아진 곳을 풍선을 통해 확장했고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심장 혈관의 심한 협착 소견이 관찰돼 역시 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술이 이뤄졌다. 환자의 증상은 완전히 회복됐고 걷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여서 퇴원했다.

C씨처럼 척추 등의 이상으로 병원을 찾았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말초동맥 질환을 진단받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몸속의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병 중 동맥경화로 인한 말초혈관 질환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최준혁 교수의 도움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말초혈관 질환=고령화 사회 및 서구 식생활로 동맥 경화에 의한 여러 질환들이 증가하고 있다. 혈관을 따라 지방 침착물이 쌓이고 혈관이 좁아지고 흐르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게 되는 것을 동맥경화라 부른다.

동맥 경화로 인한 협심증, 심근 경색, 뇌경색 등의 발생률이 최근 높아지고 이런 질병들이 사망률을 높이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동맥경화는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에만 오는 것이 아니다. 전신의 혈관에 동시에 발생하고, 어느 혈관에 더 심한 협착이나 폐색이 나타나는가에 따라 질병의 이름이 달라질 뿐이다. 다리 동맥에도 당연히 경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말초 혈관 질환이라 부른다.

▶말초혈관 질환의 증상=말초혈관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시 심해지고 휴식시 호전되는 엉덩이와 다리의 통증이다. 통증은 다리, 엉덩이, 허벅지로 뻗치기도 한다. 때때로 다리에 둔한 감각이 나타나기도 하며 오래 걸었을 때처럼 다리에 피로가 온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과 발가락에 시리거나 둔한 감각이 올 수 있다. 만약 동맥이 심각하게 좁아졌거나 막혔다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발등에 있는 혈관의 맥이 잘 잡히지 않는다. 발이 차가워지며, 상처가 잘 낫지 않고, 때때로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위험인자=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관상동맥의 가족력, 비만, 운동 부족 등이며, 이는 심장 혈관, 뇌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와 같다.

▲말초혈관 질환 수술 전(왼쪽)과 수술 후 사진.

▶진단 방법=말초 혈관의 증상이 의심된다면 먼저 순환기 내과 전문의에게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사지 혈압을 측정해 상/하지 혈압차이를 비교하는 발목-상완 지수를 구하는 것인데 저렴하고 꽤 정확한 검사 방법이다. 이를 통해 병의 유무를 확인하면 혈관 CT 검사로 정확한 병변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치료=위험인자의 교정이 우선이다.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하고 철저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조절이 필요하다. 또 매일 30분 이상의 걷는 운동을 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보행거리가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가 많이 있다. 이와 함께 전문의가 처방한 약물을 반드시 복용한다. 동맥 경화에 의한 질환은 한 장기만 침범하지 않는다. 따라서 동맥 경화의 악화 및 진행을 예방하고 증상의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약물의 도움을 받는다.

심각하거나 지속적인 진행을 보이는 증상이 있거나 혹은 휴식시에도 하지의 통증이 있을 때 막힌 혈관을 열고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고, 우회하는 혈관을 붙이는 수술적인 방법이 있다. 시술 방법은 풍선을 통해 좁아진 혈관을 확장시키고 넓힌 혈관을 지지하는 스텐트라고 불리는 금속 철망을 삽입한다.

말초혈관 질환 환자 중에 보고에 따라 틀리지만 30~80%까지 심장 혈관의 협착을 동반하고 있다. 다리 혈관의 치료뿐 아니라 심장 혈관의 치료 역시 함께 이뤄져야 말초혈관 질환 치료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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