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42)뇌종양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42)뇌종양
千의 얼굴을 가진 질환… 온 몸에 다양한 증상
  • 입력 : 2012. 11.2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유전·환경적인 요인 관련 추측
제주 매년 50명 정도 발생 추정
종양 종류에 따라 치료 제각각

▲이창섭 교수

최근 이탈리아 대법원이 휴대전화 사용량과 뇌종양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외신보도가 관심을 끌었다. 또 뇌종양으로 투병하는 주인공이 TV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뇌종양은 뇌 및 뇌막(뇌를 싸고 있는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뇌종양은 악성종양(뇌암)과 양성종양(흔히 물혹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물혹이 아닌 딱딱한 혹도 많다)을 통틀어 일컫는다. 뇌종양은 다른 종양과 달리 양성이라 하더라도 뇌 안에 발생한 이상 치료가 어렵고 여러 가지 장애를 유발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 환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때문에 악성(암)과 양성을 구분하지 않고 뇌종양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뇌종양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창섭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어떤 증상이 보이면 뇌종양을 의심해야 하나

머리 속에 병이 생기는 것이어서 머리가 아플 수 있다. 또 뇌종양이 있으면 마치 뇌졸중처럼 반신마비나, 보행장애, 언어장애, 경련발작 등이 흔히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뇌는 온 몸을 지배하는 말 그대로 중추신경이므로, 뇌에 병이 발생하면 뇌의 해당 부위가 관장하는 온 몸의 다양한 영역에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병원을 찾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어지럽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심지어 처녀가 젖이 돌아 병원을 찾았더니 뇌종양 때문에 그렇다는 말을 듣는 경우까지 있다. 매우 드물게 고혈압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지 주워들은 상식으로 자가진단을 내리려 하면 위험하다는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증상만을 갖고 뇌종양을 진단내리는 것은 의사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뇌종양은 왜 생기나

불행하게도 유전적으로 뇌종양이 잘 발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온 몸 이곳저곳에 커피색 반점이 있는 신경섬유종증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방사선은 확실히 뇌종양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치료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장기생존한 사람들을 보면 일반인에 비해 종양 발생률이 몇 배나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료방사선 노출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은데, 얼마전 건강검진 목적의 CT 촬영의 위험성에 대한 방송보도가 나간 후 가벼운 교통사고 환자들이 불필요한 CT 검사 요구를 덜 하게 된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바이러스 감염, 독성 화학물질, 전자파, 외상 등도 뇌종양을 발생시킨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들 중 아직 명확히 규명된 것은 없다. 즉, 대부분의 뇌종양이 왜 발생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인에 비하면 일본인의 뇌종양 발생률이 약 1/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면 뇌종양의 발생에 유전적이나 환경적인 요인이 상당히 관련돼 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고 이창섭 교수는 설명했다.

뇌종양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인구 10만명당 약 10명 내외가 발생할 뿐이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약 50명 정도의 환자가 매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교수는 "올해 제주대학교병원에서 19건의 뇌종양 수술을 했기 때문에 발생환자의 절반은 제주에서, 절반은 다른 지방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뇌종양은 어떻게 치료하나

뇌종양을 치료하는 데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의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수술을 통해 종양을 떼어 내는 방법은 고전적이면서도 아직까지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양성종양은 전부 떼어내기만 하면 완치가 되는 것들도 많지만 양성종양 중에서도 흔한 종양인 수막종은 전부 떼어냈다 하더라도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장기간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악성종양은 수술만 해서는 치료할 수는 없다. 대표적인 악성종양인 교모세포종은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를 모두 사용해 치료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2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드문 악성질환이다. 과거에는 뇌 전체에 방사선을 쪼여 치료를 했지만 최근에는 병이 있는 부위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쪼이는 방법 또한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 방법을 특히 방사선수술이라고도 부른다. 모든 종양을 이 방법으로 치료할 수는 없지만, 방사선수술 방법을 이용할 수 있는 종양이라면 기존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다. 중추신경계 림프종 등 일부 뇌종양의 치료에는 항암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항암치료는 보조적인 방법일 뿐이다.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며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려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몇몇 종양에서는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폐기능 등이 좋지 못해 전신마취를 견디기 어렵거나, 수술중에 언어기능 등의 필수적인 뇌기능이 다칠 위험이 있는 환자를 수술해야 할 경우 환자에게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뇌수술을 하기도 한다. 환자를 각성시킨 상태에서 환자와 대화하며 이뤄지는 뇌수술을 이미 제주대학교병원에서도 시행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20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