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어두운 시대가 짓밟은 영혼들

[주말영화세상]어두운 시대가 짓밟은 영혼들
26년 - 오랜 기다림… 복수는 시작됐다
남영동 1985 - 지워져버린 비극의 현장
  • 입력 : 2012. 11.30(금) 00:00
  •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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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부터 '26년' '남영동 1985'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19세기 러시아의 민중시인 네크라소프의 시에 나지막이 적혀 있는 한 구절이다. 2012년 11월, 극장가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영화화 한 '26년'과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 치안본부 515호의 끔찍한 고문 현장을 스크린에 옮겨낸 '남영동 1985'가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26년=광주 수호파 중간보스 곽진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 서대문소속 경찰 권정혁,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2세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을 불러 모은 보안업체 대기업 회장 김갑세와 그의 비서 김주안의 제안은 바로 '그 사람'을 타겟으로 한 극비 프로젝트. 2006년 5월 18일 '그날', 저격 위치를 확보한 미진, 경찰 병력을 저지할 진배 일행, 그리고 김갑세와 주안은 드디어 연희동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한편, 서대문경찰서 최 계장의 집요한 추적으로 암살 작전의 실체가 밝혀지고 경호실장 상렬의 명령으로 연희동 안팎은 빠르게 진압된다. 미진에게까지 포위망은 좁혀지고 사라졌던 정혁이 나타나 작전을 저지한다. 일촉즉발의 상황, 그들의 거사는 성공할 수 있을까? 15세 이상 관람가. 135분.

▶남영동 1985=전 국민의 숨소리까지 검열하는 군부 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1985년 9월 4일, 민주화운동가 김종태는 가족들과 목욕탕을 다녀오던 길에 경찰에 연행된다. 예전부터 자주 경찰에 호출되었던 터라 큰 일은 없으리라 여겼던 그는 정체 모를 남자들의 손에 어딘가로 끌려간다. 눈이 가려진 채 도착한 곳은 남영동 대공분실. 경찰 공안수사당국이 '빨갱이'를 축출해낸다는 명목으로 소위 '공사'를 하던 고문실이었다.

그날부터 김종태는 온갖 고문으로 좁고 거짓 진술서를 강요 받지만 굽히지 않고 진술을 거부한다. 하지만 '장의사'라 불리는 고문기술자 이두한이 등장하면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잔혹한 22일이 시작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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