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후회할 일이 많은 것이 세상사다.
좀 더 일찍 시작했어야 할 일을 미루다 후회하고, 좀 더 때를 기다렸어야 할 일을 서두르다 그르치기도 한다. 자기가 나설 일을 수수방관했다거나, 양보했어야 옳을 일을 고집스레 놓지 못하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이 그리될 줄 누가 알겠는가. 다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니 후회보다는 수습이 최선일 터이지만 지금의 최선이 과연 옳은 것인지도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중생의 어리석음을 탓함으로 결론짓기 십상이다. 따라서 우리는 선현의 지혜를 배우고 역사에 기록된 잘잘못을 따져 반면교사로 삼는다.
개인에 국한된 잘못일지라도 그 결말은 개인의 불행으로 그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헤아릴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순간적인 방심으로 일어나는 사고가 그렇고,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고집스럽게 추진한 사업들이 그렇다. 일을 저지른 사람들은 이 정도쯤이야 괜찮다는 판단을 했겠지만 잘못된 일의 결과는 모두의 어려움으로 귀착된다. 그러니 내 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일이라야 설사 잘못되었더라도 원망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일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공적인 일이야 어떠하겠는가.
이제 임기의 끝자락에 서 있는 현 정부는 시작부터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대통령의 주변은 고소영이니 강부자니 하는 인물로 들끓었고 사대강이니 해군기지니 하는 사업들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가운데 밀어붙여졌다. 진행한 사업결과의 성패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하지만 측근 인사들의 비리는 이미 법에 의해 처벌되고 있으니 새 정부가 들어서면 또 얼마나 드러날지 모를 일이다. 비리인사들의 처벌은 그들 개인만의 일이 아니라 국격의 문제이고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고위층이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국가라면 정상적인 민주국가가 아니거나 독선적인 지도자의 잘못이다. 실제로 그토록 많았던 국민들과 언론들의 지적을 철저히 무시하고 모든 일을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던 사람들이 역사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은 몇 년도 안 되는 현시점에서 처벌 받고 있으니 그들이 벌여놓은 사업 또한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토인비가 말한 것인지 카가 말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했다. 잘 새겨들어 보면 '이미 지난 일들은 바꿀 수 없으니 역사적 일들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라'는 말일 수도 있다.
어차피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았던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부녀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선택을 한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출발하는 새 정부 성패의 시금석은 틀림없이 인사에 나타날 것이니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다른 선택을 한 국민들까지 아우르는 사람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한다. <법담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